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신현빈, '슬의생' 장겨울에서 '너닮사' 구해원으로 [인터뷰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최성현 스튜디오 제공


[OSEN=장우영 기자]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하던 장겨울은 어디 가고, 어딘가 서늘한 구해원으로 돌아왔다. 장겨울과 구해원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이름값을 증명한 신현빈. ‘슬기로운 의사생활’부터 ‘너를 닮은 사람’,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데뷔 10주년을 넘어선 신현빈에게 새로운 10년이 펼쳐졌다.

2020년과 2021년은 신현빈에게 잊을 수 없는 해로 기억된다.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한 신현빈은 영화 ‘공조’, ‘변산’, ‘7년의 밤’, ‘PMC : 더 벙커’,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과 드라마 ‘무사 백동수’, ‘마담 앙트완’, ‘추리의 여왕’, ‘아르곤’, ‘그냥 사랑하는 사이’, ‘미스트리스’, ‘자백’ 등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고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리고 2020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만난 신현빈은 장겨울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외과 레지던트 3년 차 장겨울 역을 맡아 좋은 의사로서의 성장은 물론, 애틋했던 짝사랑의 결실까지 맺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유연석이 연기한 안정원과 러브라인으로 ‘윈터가든(겨울정원)’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 많은 응원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장겨울로 인생캐릭터를 만난 신현빈은 2021년, ‘슬기로운 의사생활2’로 활약을 이어갔고, 연인이 된 ‘윈터가든’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신현빈 역시 장겨울의 성장과 함께 배우로서의 성장을 이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OSEN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 스튜디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차기작 ‘너를 닮은 사람’에서는 사랑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찬란했던 청춘의 빛을 잃어버린 여자 구해원 역을 연기하며 장겨울과는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신현빈은 구해원 내면에 휘몰아치고 있는 증오와 복수심, 분노와 슬픔 등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캐릭터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긴 호흡을 이끄는 내공을 보였다.

장겨울부터 구해원까지, 신현빈이 10년 동안 탄탄하게 쌓아 올린 연기 내공이 있어 가능한 연기 변주였다. 데뷔 후 최고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만큼 한걸음 한걸음마다 주목 받고 있는 신현빈. 지난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신현빈은 새로운 10년을 향한 걸음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OSEN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 스튜디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무리를 해서라도 도전할 만한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신현빈의 얼굴과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된 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장겨울과 ‘너를 닮은 사람’(이하 너닮사) 구해원을 오간 신현빈은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극과 극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신현빈’이라는 이름값을 해냈다.

신현빈은 “‘슬의생’과 ‘너닮사’ 촬영 기간이 겹친 건 6개월 정도 된다. ‘슬의생2’는 예정됐고, 쉬고 있었는데 그 상태에서 ‘너닮사’ 시나리오를 받았다. 이런 대본을 쉽게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각각의 인물도 그렇고, 관계에서도 다양한 면을 깊이 있게 다루는 대본을 쉽게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한 끝에 어떻게 보면 무리를 해서라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어 ‘너닮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케줄 맞추고 하는 게 녹록치 않은데, 큰 문제 없이 마무리 됐다. ‘너닮사’가 ‘슬의생2’보다 먼저 촬영을 시작했고, 초반에는 나 혼자 나오는 장면이나 고현정 선배님과 하는 분량을 집중적으로 찍었다. 최대한 많이 촬영해 둬야 해서 첫 달이 힘들었다. 스태프로 보일 정도로 매일 촬영장에 갔다. 그렇게 해놓으니까 그나마 여유가 생겼고, 마무리 한 뒤 ‘슬의생2’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OSEN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 스튜디오 제공


▲ “장겨울과 구해원.”

신현빈이 올해 보여준 캐릭터는 크게 두 가지. 장겨울과 구해원이다. 극과 극에 있는 캐릭터이고, 촬영 기간이 겹치기도 한 만큼 연기하는 신현빈에게 있어 혼란도 있었을 법 했다.

신현빈은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잘 챙겨먹으려고 했다. 감정적으로 힘든 캐릭터인데 현장은 분위기가 즐거워서 에너지를 얻었다. 감정적으로 힘든 걸 안고만 가면 너무 괴로워질 수 있는데, 현장에서 그걸 촬영하는 순간에만 집중하려고 하고 전체적으로 편하게 하려고 했다”며 “다른 작품과 같이 촬영해서 체력적으로는 분명 힘들지만, 어떻게 보면 캐릭터를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보는 면들도 있었다. 선배들이 ‘한 인물에 빠지게 되면 오히려 틀린 선택,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는데 두 작품을 하는 게 밸런스가 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장겨울과 구해원이 모두 나라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인데, 이걸 같은 사람이 같은 시기에 표현하면서 다르게 한다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표정, 말투도 다르기에 고민이 많았다. 실제로 장겨울의 톤으로 구해원을, 구해원의 톤으로 장겨울을 연기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해보니 너무 이상했다. 장겨울이 구해원처럼 말 할리도 없고, 구해원이 장겨울처럼 생각할 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의 세계가 다르다는 생가이 들어서 그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선배들이 ‘약간 다른 캐릭터는 어렵고, 섞여버리면 혼란스럽다’, ‘아주 다른 캐릭터를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제는 막역하게라도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캐릭터를 오가며 힘들었지만 신현빈은 “때로는 내가 왜 그랬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OSEN

최성현 스튜디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해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신현빈은 자신이 연기한 구해원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라고 말문을 연 신현빈은 “꿈, 재능, 기회가 있었는데 한순간에 모든 걸 잃어버리게 됐다. 자기 삶조차도 잃어버린 채 산다. 주변에서 진심으로 구해원에게 마음을 쏟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나빠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정희주(고현정), 서우재(김재영)가 떠나가서 구해원이 이렇게 된 것 같다.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신현빈의 구해원은 ‘초록 괴물’로 불렸다. 초록색 코트를 늘 입고 다니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것. 신현빈은 “연기하기 이전에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외적인 이미지가 중요하고, 거기에 어느 정도 기대고 싶어해서 중요하게 생각한다. 초록 코트는 대본에 설정이 되어 있었다”며 “찬란한 순간과 변해버린 모습을 색깔적으로 대비해주신 것 같다. 과거에는 꾸밈이 없고 생기 잆어 보이게 신경 썼고, 현재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메말라 보이게 했다. 고현정 선배가 연기한 정희주가 빨간색 코트여서 서로 현장에서 만나면 크리스마스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신현빈과 구해원의 공통점은 ‘미술’이었다. 극 중 미술을 하는 구해원을 미술을 전공한 신현빈이 연기한 것. 신현빈은 “감독님도 미대를 나오셨고, 내게도 익숙한 이야기라서 공통점이 있었을 순 있다. 영향도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관계 자체에 대한 것들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이렇게까지 믿고 사랑한 사람들에게 배신 당하고 나면, 배신의 이유가 무엇인지 이유도 살아가면 사람이 어떻게 될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내가 배신을 당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말로는 ‘그래도 나는 내 인생 살아가야죠’라고 하겠지만 나에게 이 정도 의미가 있는 사람들이 상처를 줬을 때 과연 그냥 덮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건 쉽지 않은 선택 같다. 구해원의 행동이 이해는 가지만 저러지 않았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신현빈은 “촬영할 때는 구해원 입장만 생각했는데, 방송 보다보면 각 인물들이 다 그랬다. 정희주, 서우재, 안현성(최원영)도 그렇고 다들 어떤 실수나 잘못을 하고 그래서는 안되는 행동들을 했다. 사람이나 관계에 대해 촬영하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구해원의 엔딩 또한 반전이 가득했다. 길거리에서 피습을 당해 그대로 쓰러져 눈을 감았지만, 개인전을 열며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던 것. 신현빈은 “구해원의 내레이션과 정희주의 내레이션이 연결되는 거라 생각했다. 정희주의 이야기는 끝나지만 구해원의 이야기는 새로 시작된다. 구해원을 연기한 나조차도 쓰러지면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떠올리게 됐다. 이를테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다”고 말했다.

OSEN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 스튜디오 제공


▲ “고현정 선배님 사랑 듬뿍 받았어요.”

신현빈은 고현정과 주로 호흡을 맞추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신현빈은 “고현정 선배님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촬영 시작이 지연되고 하면서 여유가 있어 자주 만났다. 고현정 선배님과 김재영 등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것들이 촬영을 했을 때는 훨씬 편해져 있으니까 좋은 면이 많았다. 같이 촬영하면서 재밌었다. 장난도 많이 쳤고, 편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도 고현정 선배님이 나를 많이 좋아해주시고,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찍었다. 고현정 선배님도 장난도 많이 치시고, 내가 치는 장난을 재미있어 해주셨다.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역할이라 서로 캐릭터처럼만 지내다 보면 괴로운 면도 있었을 거 같은데 분리해서 할 수 있어 다행스러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현빈은 ‘배우 고현정’에 대해 “정말 좋았다”며 “만들어가야 하는 밀도 있는 장면들이 많았고, 초반 분량을 많이 찍었는데 찍으면서 나도 몰입할 수 있었다. 도움을 받는 부분도 있었고, 든든하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서우재를 연기한 김재영과 호흡에 대해서는 “재미있었다. 비슷한 또래이고, 고민하는 지점이나 힘든 이야기도 쉽게 나눌 수 있었다.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OSEN

최성현 스튜디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희주와 구해원, 비슷하다고 할 순 없지만…”

만약 신현빈이 고현정이 연기한 정희주를 연기한다면 어떨까. 신현빈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구해원과 정희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이다. 정희주라는 인물이 가진 역사, 주변 관계들이 복잡한 지점이 있다. 그것도 사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유롭지 않은 가정 환경 속에서 나름의 꿈을 가지고 성취해나가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정희주가 선택한 방향과 구해원이 하고자 하는 방식이 달랐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가까워졌을 때는 공감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OSEN

▲ ‘괴이’→‘재벌집 막내아들’로 이어질 신현빈의 2022년

신현빈은 올해 ‘슬기로운 의사생활2’와 ‘너를 닮은 사람’이라는 두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났고, ‘슬기로운 산촌생활’ 게스트로 출연해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그리고 이 활약은 2022년에도 이어진다. 티빙 오리지널 ‘괴이’ 촬영은 마친 상태이며,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도 이어가고 있는 것.

신현빈은 “지금이 연기 갈증을 느끼는 시기도, 재미를 느끼는 시기도 아니다. 작품이 시기에 맞게 내게 오고, 재미있게 느껴지고 해서 선택을 하다보니까 이어진 것 같다. ‘괴이’도 제안 받고 이야기한 지 오래 됐다. ‘슬의생’과 ‘너닮사’를 찍고 있을 때부터 있었던 이야기이고 이후 일정이 잘 조율되면서 연달아서 선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로 운이 좋게 감사하게 흘러온 것 같다. 이렇게 해야지, 계획을 잡고 한 건 아니다. 그때 그때 주어진 상황에서 선택하다 보니 결과들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을 앞에 둔 신현빈. 그는 “건강하게 작품 잘 찍고, 막연하게는 내년에는 여행을 좀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