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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지옥' 김도윤 "화살촉 BJ=선물, '무식하게 연기' 자신 있어요"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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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연휘선 기자] 주변에서도 몰라볼 정도로 완벽한 변신을 선보였다. 파격적인 비주얼과 연기 뒤에 평온한 분위기와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지옥'에 출연한 배우 김도윤의 이야기다.

김도윤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드라마는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로 각색했다. 이 가운데 김도윤은 반전을 간직한 화살촉 유튜버 이동욱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작품 이후 쏟아진 호평에 대해 그는 “이 정도의 관심을 받게될 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다. 작품으로나, 캐릭터로나. 이런 뜨거운 반응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한 게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상이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매일 매일 똑같이 지내고 있다”라고 웃었다.

극 중 화살촉 BJ로 신분을 감추기 위해 김도윤은 파격적인 분장을 소화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대본상에서도 뭔가 강한 캐릭터성은 분명 느껴졌다. 대본 이외에도 웹툰이라는 원작이 있었으니까 거기 있는 그림을 보면 엄청 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이지 않나. 첫인상이 정말 강렬했다. 미친 캐릭터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또한 “분장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분장 팀에서 조금 많이 고민을 하셨다. 실제로 이 분장을 하는 걸 조금 힘들어하셨다. 왜냐하면 분장이 연기를 가리면 안되고, 그렇다고 분장이 옅어져서 후반부에 나오는 반전에서 이 인물이라는 걸 추측할 수도 없게 해야 했다. 그래서 저는 부담은 없었는데 분장팀이 부담을 가지셨을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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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그는 “인터넷 방송 하시는 분들도 찾아봤고 그 외에도 카메라를 직접 보고 하는 모든 직업군을 참고했다. 예를 들면 앵커 분들이나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코미디언 분들도 참고했다. 그렇게 하면 조금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다 참고했다”라고 밝혔다.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캐릭터인 화살촉 유튜버 이동욱을 연기한 점에 대해서는 “대본을 볼 때부터, 웹툰 원작을 봤을 때부터 예상을 하고 있었다”라며 웃었다. 그는 “불편해하실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정도로 불편한 분들이 많을 거라는 건 가늠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이 인물이 매력적이면서도 매력적이지 않게 그려져야한다는 거였다. 인터넷 방송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 정적으로 방송하시는 분들부터 다소 과격하게 혹은 엔터테인먼트 적으로 많은 것들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많이 찾아봤다. 우리 나라에서 방송하시는 많은 분들을 찾아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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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화살촉 유튜버 이동욱의 반전도 있었다. 김도윤은 “철저하게 촬영할 때는 분장 팀의 공이었다. 나와서는 메이크업 해주시는 샵 선생님들 덕분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반전에 대한 반응들을 봤다. 이 전작들에서도 제가 연기한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묘한 쾌감이 든다. 변신이라고 할 것까진 모르겠지만 제가 캐릭터를 만들고 그에 대한 노력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묘한 쾌감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일 중요한 건 그거였다. ‘매력을 보여주되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김도윤은 “이 역할이 어떻게 보면 우리 작품에 등장하는 지옥의 사자처럼 비현실적인 인물인데 그와 반대로 현실적인 인물처럼 느껴져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김도윤은 “이 화살촉 유튜버를 인터넷 문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봤다. 그래서 이걸 비판하는 것까지는 잘 모르겠더라.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캐릭터라기 보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촬영을 하면서도 든 생각이 ‘화살촉 BJ랑 화살촉이라는 집단을 누군가는 이 작품이 나왔을 때 특정 집단이랑 BJ라 생각할 것 같다’라는 예상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게 화살촉 BJ다’라고 말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울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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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김도윤은 “제가 연기한 이동욱이라는 인물이 극에서 평생 본인의 삶의 의미를 찾아다닌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저 역시도 지금까지 어떤 의미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와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삶과 죽음이 너무 어렵더라. 모르겠다. 일단 생각하면 막막하고 두렵다. 그런데 이 불확실한 것들을 인간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힘들어하고 고뇌하고 또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어려운 주제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신상정보를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올리고, 그 다음에 잘못을 추측하는 행동들이 실제로 한다면 당연히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런 일을 이상한 목소리와 이상한 분장으로 다수에게 뿌리는 인물이라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분장과 목소리를 약간 더 바꿔서 한 것들도 불편한 요소가 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화살촉 BJ가 아니면 어떤 역할을 했을까. 김도윤은 “2대 새진리회 회장 김정칠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새진리회 장면들이 코미디 같은 요소가 있다고 봤다. 그런 코미디가 너무 재미있더라. 만약 나한테 배역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1번은 BJ를 고르겠지만 2번은 김정칠 의장을 고를 것 같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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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은 ‘지옥’의 메시지에 대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힘든 일이 생긴 분에게는 ‘이게 당신의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니다’라는 위로를 주고, 힘든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고 그 때문에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옥’을 본 소감에 대해서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인상적인 장면도 너무 많았다. 대표적으로 하나만 뽑자면 마지막 회에서 부부가 아이를 감싸안고 불타는 장면이 시청자로서 마음을 때렸다. 감정을 요동치게 만든 장면이었다. 제가 ‘희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장면이 정말 슬픈데 그 장면에서 ‘희망’을 본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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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결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황. 김도윤은 “정말 충격적으로 봤다”라고 했다. 그는 “제가 감독님한테 아직 여쭤보진 못했는데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꼭 여쭤보고 싶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모르겠더라”라며 난색을 표했다.

다만 김도윤은 결말에 대해 “아이가 있는 아빠이기 때문에 더 와닿는 것도 있을 거다. 아이가 없는 분들은 ‘우리 부모님이 저 사람들과 같은 선택을 하셨겠지’라는 생각도 하셨을 거다. 그런데 이건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봤다. 아까 계속 희망을 얘기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어린 아기, 어린 생명에 대한 보호하고 지켜줘야 하는 잠재의식 혹은 본능이 희망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극처럼 지옥행 고지를 받는다면 어떨까. 김도윤은 “일단 순순히 이걸 받아들이기엔 힘들 것 같다.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예외 상황을 찾고 예외가 없다면 많은 것들을 정리할 것 같다. 마음의 정리도 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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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에게 ‘지옥’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저한테 정말 ‘선물’ 같은 작품인 것 같다. 그 외에 적절한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했다.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그에게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도 있을까. 김도윤은 “솔직히 정말 딱히 없다. 그냥 개인적으로 어떤 바람이나 욕심이 있다면 아직 보여드리지 않은, 저 조차도 잘 모르고 있는 다른 이미지 다른 연기가 있을 텐데 다른 연기적인 부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거고 자신도 있다. 그런 배역이 들어온다면 정말 감사하게 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그는 배우로서 꼭 지키고 싶은 태도와 신념에 대해 말했다.

“주변에 연기하는 다른 분들에 비해 제가 특출나게 가지고 있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부분이 스스로에게 항상 콤플렉스다. 그런데 또 그 콤플렉스를 바탕으로 제가 잘 할 수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 것만은 놓치지 않겠다고 하는 부분은 ‘무식하게 연기하기’고요.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때 정말 많은 생각이 들고 혼란이 들겠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에라 모르겠다’ 생각하며 해버리는 것들이 있어요. 단순 무식하게. 저처럼 많은 걸 가진 배우한테는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하는 자세를 잊게 된다면 혼내주세요”.

/ monamie@osen.co.kr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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