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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갤럭시 천하 된 韓… 삼성, 스마트폰 가격 인상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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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내년 2월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유출 이미지. '갤럭시노트'처럼 S펜을 내장하고 있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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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내년 2월 공개할 삼성 갤럭시 신작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이 명목상 이유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 삼성전자, 애플만 남아 있는 현재로선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할 뾰족한 수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8일 통신업계와 외신을 종합해 보면, 내년 2월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은 전작보다 최대 100달러(약 12만원)가 오를 전망이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갤럭시S22 기본형은 849달러(약 100만원),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은 각각 1049달러(약 124만원), 1299달러(약 153만원)로 책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나온 ‘갤럭시S21′ 시리즈가 전작보다 가격을 200달러씩 낮추며 소비자들을 공략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해외 유명 정보기술(IT) 힙스터(정보유출자)와 전문지에 유출된 갤럭시S22 이미지를 보면, 갤럭시노트를 연상시키는 각진 디자인, 6인치대 작고 얇은 화면 크기, 물방울 모양의 후면 카메라, 내장 가능한 S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톰스가이드라는 IT 매체는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2 울트라는 갤럭시노트의 DNA를 상당히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지막 갤럭시노트 시리즈였던) 갤럭시노트 20 울트라와 같은 가격으로 출고가가 매겨지는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글로벌 출고가에 비례해 국내 신작 스마트폰 출고가 역시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갤럭시S22의 기본형 역시 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애플 외에 경쟁자가 없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3분기(7~9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하단 그래픽 참조)을 보면, 삼성전자는 85%로 지난해 같은 기간(72%)보다 13%포인트가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애플과 함께 국내 시장을 삼등분했던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이 14%였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LG 시장 철수 효과를 삼성이 고스란히 흡수한 셈이다. 같은 기간 LG 빈자리 공략에 공을 들이던 애플의 점유율은 13%에서 12%로 약간 뒷걸음질 쳤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신작이었던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인 3세대 ‘갤럭시Z’ 시리즈가 출시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수요를 빨아들이기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폰으로 유명한 ‘갤럭시A’ 시리즈를 국내에서 강화한 것도 작용했다. 실제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린 기종 상위 10개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A32(출고가 37만4000원·LTE 모델)가 갤럭시Z플립3, 갤럭시S21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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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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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내 스마트폰 유통구조 투명화를 통해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하려 추진 중이던 분리공시제 도입이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여서 이런 제조사의 가격 인상을 제도적으로 견제할 카드는 현재로선 없다.

분리공시제는 통신업체들이 휴대폰 보조금을 공시할 때, 삼성전자 같은 휴대폰 제조업체의 장려금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같은 통신업체의 지원금을 따로 구분해 표기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제조업체들이 출고가를 높게 책정한 뒤 장려금을 주는 방식으로 실제 판매가를 내리는 대신, 출고가 자체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이런 제도 도입을 추진했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삼성의 글로벌 출고가와 국내 출고가가 큰 차이가 없고, 국내에 삼성·애플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분리공시제 도입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출고가 인하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가 일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시장 환경을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가계 통신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인데, 정부가 애플을 밀어줄 수도, 그렇다고 현재 들어와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밀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라면서 “외국처럼 외산폰이 자유롭게 들어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하면 가장 좋지만, 국민정서상 반감이 크고 삼성의 스마트폰 경쟁력도 센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뾰족한 수가 없다”라고 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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