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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사설] 중도 확장성이 관건이라며 ‘극우 영입’ 자충수 두는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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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식에서 “당의 혁신으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해 이들을 대통령선거 승리의 핵심 주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사령탑으로 귀환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쪽 지지층이라는 건 이미 다 정해져 있다. 중간에 있는, 대한민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층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정작 선대위 주요 직책에 극우 논란의 중심에 선 인사들을 영입하는, ‘거꾸로 인선’을 반복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에 청년 몫으로 영입된 노재승 씨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을 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노 위원장은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점에 따라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동영상을 공유한 뒤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썼다. 이게 문제가 되자 그는 7일 “5·18 특별법을 비판한 것”이라고 해명한 후 “앞으로는 말과 행동에 무게감을 느끼고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5·18 유공자명단을 광장에 걸자’고 주장해 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이는 광주시민의 상처를 덧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해 8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은 뭐가 되나.

노 위원장의 극우적 인식은 이뿐만 아니다. “난 정규직 폐지론자로, 대통령이 ‘정규직 제로시대’ 슬로건을 내걸면 어떨까” “시장에 ‘정부’ ‘공공’을 먼저 언급하는 자에게 표를 주려 한다면 당신이 공산주의자” 같은 글도 논란거리다. 김 총괄위원장이 코로나19 상황을 조기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적극 개입을 주장하는 것과 상치된다. 노 위원장에 앞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피부과의사 함익병 씨가 “왕정도 상관없다” “여자는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과거 발언이 논란이 돼 중도하차한 게 얼마나 됐다고 이런 자충수를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노 위원장이 대변한다는 2030 MZ세대는 보수와 진보 이분법적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실용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 이념적이기보다 이익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그러나 이런 방면에 유능한 ‘새 피 수혈’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 누구에게 마음을 줄지 아직 정하지 못한 중도층도 MZ세대의 성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 후보의 정권교체론이 국민적 신뢰를 얻으려면 수권능력을 입증할 참신한 인재 영입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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