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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바이든 “우크라 침공하면 경제 제재 등 강력 대응” 푸틴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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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2시간 화상 정상회담

바이든 “우크라이나 공격 말라” 경고

푸틴 “긴장 책임은 러시아 아닌 나토”


한겨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모니터 화면 속)이 7일 화상으로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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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 등 강력한 대응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게 책임을 떠밀지 말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121분 동안 화상 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침공 준비설이 제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백악관과 크렘린궁이 밝혔다.

백악관은 회담 뒤 낸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주변에서의 러시아의 병력 증강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제기하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미국과 유럽 동맹들은 강력한 경제 및 다른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자주권과 영토적 온전함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히고, 긴장을 완화하고 외교로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후 진행된 기자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의 눈을 똑바로 보고 우리가 2014년에는 하지 않은 일을 지금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했을 때는 하지 않았던 강력한 대응 행동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해 러시아를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은행의 거래를 차단하는 강도 높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날 보도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추가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있다는 점도 푸틴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고조의 책임을 러시아에게 떠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크렘린궁은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 영토를 정복하려 위험한 시도를 하고 우리 국경에 잠재적 군사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라는 점을 푸틴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는 나토의 동쪽(러시아)으로의 확장과 러시아 인접 지역에 공격적인 타격 무기 체계 배치를 배제하는 믿을 수 있고 법적으로 고정된 보장을 확보하는 데 심각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서쪽 국경에 접한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나토의 동진 금지를 보장할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전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면서도, 긴장을 완화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각자의 팀에게 실무 후속 대화를 지시했다. 두 정상은 그밖에 ‘미-러 전략적 안정 대화’, 랜섬웨어 공격, 이란 등 지역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으며,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초 17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나 미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공격을 감행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동맹국들 정상과도 통화하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러시아의 긴장 완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대화할 예정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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