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대학가에 오미크론 왔다…월매출 1억, 줄서서 3시간 기다리던 그 맛집도 '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이사민 기자]
머니투데이

7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근처 인기 닭볶음탕 식당 좌석이 모두 비어 있다. 이날 경희대 유학생 1명은 코로나19(COVID-19)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황예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7일 점심시간 직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근처 한 닭볶음탕집에서는 사장 김상범씨(45)만 우두커니 선 채로 TV를 보고 있었다. 예전이라면 점심 장사를 시작해 분주할 시간이지만 30평 남짓한 널따란 식당에서 손님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기자가 "경희대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느냐"고 묻자 김씨는 "결국 확진이 됐느냐"고 힘없이 되물었다. 그러면서 "또 한동안 손님이 없겠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오미크론에 단체 예약 문의 '뚝'"...대학가 자영업자들 다시 '한숨'

경희대·서울대·한국외대에 각각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명이 코로나19(COVID-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학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다음해 대면수업 재개 소식만을 기다리던 대학가 자영업자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오미크론 한파'에 울상을 지었다.

22년째 경희대 상권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월매출이 1억원이 넘고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도 나와 손님들이 줄을 서 3시간씩 기다리곤 했다"며 "지금은 보다시피 이런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앞에서 2대째 소곱창 식당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고모씨(50) 역시 한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낮 12시가 다 된 시간에도 고씨네 가게 테이블 10개는 전부 비어 있었다.

고씨는 "원래 손님이 이렇게 없진 않은데 오미크론 확진자 보도가 나오고 손님 수가 확 줄었다"며 "지나다니는 학생이 거리에 하나도 없지 않느냐"고 한숨 쉬었다.

한국외대 인근 보쌈집 사장 박모씨(66)도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발생한 지 며칠 안 됐지만 벌써부터 학생이 줄어든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위드코로나 시행 후에는 단체 손님이 하루 2~3팀씩 들어오곤 했는데 어제부턴 모임 문의도 뚝 끊겼다"고 했다.


'대면수업 전환 분위기에 찬물 끼얹을라'...자영업자들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7일 오후 12시쯤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앞에서 2대째 운영되고 있는 한 인기 소곱창집이 텅 비어 있다. 이날 한국외대 유학생 1명은 코로나19(COVID-19)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황예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인들은 오미크론 확진 여파가 대학가 대면수업 전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다. 이미 2년째 이어진 비대면 수업으로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비명도 나온다.

김씨는 "내년엔 반드시 대면수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보증금을 다 까이고 나간 가게가 주변에 많은데 다음 학기마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 경희대 근방에서 제일 오래된 우리 가게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근 찜닭식당 사장 김모씨(75)도 "우리 가게 월 임대료가 200만원인데 요즘은 하루종일 장사해서 쥐는 금액이 3만5000원 정도"라며 "지금까진 밑지고 장사한다는 생각으로 버텼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학생들이 학교로 많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면수업 전환을 기대하고 지난 6월 외대 근처에 냉면집을 개업했다는 박모씨(54)는 "위드코로나 후에도 일부 수업만 대면으로 진행돼 매출이 늘어난 걸 체감하지 못했다"며 "가게를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뜩이나 힘든데 대면수업이 무산되면 큰일"이라고 했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한 대학들은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고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오는 14일까지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했고 경희대는 확진자와 기숙사 같은 층에 사는 학생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학생들을 격리 조치하고 확진자와 같은 기숙사에 거주한 이들에 대한 진단검사를 검토한다.

한편 이날 유학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7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누적 확진자는 총 36명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확진된 유학생 3명은 모두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인 목사 부부가 다니는 인천시 미추홀구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