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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젠 지친다"…한국타이어, 파업 장기화에 '노노갈등'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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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셧다운 2주 흘렀지만 임금인상률 협상 평행선

임금 손실 피로감에 "파업 끝내야"vs"끝은 봐야"

뉴스1

한국타이어 금산공장(한국타이어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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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국타이어의 1962년 창립 이후 첫 총파업이 2주째를 맞으면서 '노노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장기간 공장 셧다운에 따른 실적악화도 우려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민주노총 소속 한국타이어 노조가 지난달 24일 시작한 총파업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지난 26일부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현장 직원들에게도 휴업조치를 내려 대전·금산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총파업 이유는 임금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견해차다. 노조 측은 최근 5년간 임금 인상률이 2~3%대였고, 지난해 임금이 동결됐다는 이유 등으로 10.6%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5% 인상과 성과급 500만원을 제시했다.

노조는 또 Δ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 폐지 Δ연말 성과급 명확화(글로벌 영업이익 10%) Δ단체협약 문구 수정(협의→합의) 등도 요구했다.

노사는 최근 실무진이 만나 교섭까지 진행을 했지만, 입장차가 커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글로벌 물류대란 심화에 생산 조정이 필요했던 부분도 노사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공장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자 노조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임금 파업'으로 임금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노조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조합원은 "2주가 지났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고 언제까지 일을 놓고 있어야 하는지 갑갑하다"면서 "끝이 보이지 않으니 지친다"고 토로했다. 다른 조합원도 "회사가 임금을 올려주려 했으면 진작에 올려주지 않았겠느냐"면서 "위원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면 대의원들이라도 나서 파업을 마무리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끝까지 투쟁'을 고수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이번에 노조가 물러서면 앞으로 협상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한다는 게 다수 조합원들의 생각"이라며 "수년간 참다가 투쟁에 나선 만큼 조합원 모두 한마음으로 단결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파업 장기화시 글로벌 타이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려면 각 거점에 물량 공급을 유지해야 하는데 국내 공장이 장기간 멈추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는 것이다. 매년 연말에 진행하던 인사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안전 재고로 대응해왔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대란 등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공급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와도 원만히 협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타이어업계는 올 하반기 글로벌 물류대란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업계는 4분기에도 한국타이어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5% 감소할 전망이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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