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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BK의 무례한 방출 통보…‘작별’까지 한 경기 남은 라셈 “동료들 생각하며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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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신적 충격 견디며 계속 출전
“한국에 와서 좋은 사람들 만나
기회 주어지면 다시 뛰고 싶어”

경향신문

IBK기업은행 레베카 라셈(가운데)이 지난 5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페퍼저축은행에 완승을 거둔 후 자신의 마지막 홈 경기를 아쉬워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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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날짜를 받아놓고 경기를 뛰었던 레베카 라셈(24·IBK기업은행)이 그간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라셈은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라셈은 지난 5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2021~2022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를 세트 스코어 3-0 승리로 끝낸 뒤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아쉽게도 이제 한 경기만 남아 있다”면서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경기에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지난 며칠을 돌아봤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라셈은 2라운드 도중인 지난달 27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당시 구단은 체육관에 도착해 경기 준비를 하고 있는 라셈에게 방출 사실을 알려, 선수의 심경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라셈은 방출의 충격을 가라앉힐 시간도 없이 경기에 나서야 했다.

구단은 또 새 외인 달리 산타나가 입국할 때까지 외국인 선수 공백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라셈에게 오는 9일 KGC인삼공사전까지 뛰어달라고 요청했다. 라셈 입장에선 ‘시한부 선고’를 받고 경기에 나간 셈이다.

라셈은 “이 시간들이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정신적으로 더 강한 사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팀 동료들이 없었다면 경기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동료들이 긍정적인 얘기를 해주고, 힘내라고 응원해줬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한국에 온 라셈은 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이라 국내 팬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리그에 적응하지 못해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2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공격성공률이 좋아지긴 했지만 타 구단의 외인 선수들에 비해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게 아쉬웠다.

라셈은 “한국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한국식 배구를 배울 수 있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 리그에서 다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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