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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사 CEO 되려고... 의원직 내던지는 美공화당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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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트럼프 첫 탄핵 등 엄호한 충복
데빈 누네스, 트럼프의 신설 SNS 회사 CEO로
美증권거래위, 해당 기업 불법 합병 의혹 조사
한국일보

올해 4월 15일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데빈 누네스 하원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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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눈물겨운 충성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충복’으로 꼽히는 데빈 누네스(48·공화당) 미 연방 하원의원이 의회를 박차고 나가 트럼프의 품에 안긴다. 이달 말 의원직을 사임하고 트럼프가 만든 미디어 회사 경영을 맡기로 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이날 누네스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공식 취임은 내년 1월이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누네스를 “투사이자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자유를 파괴하려는 진보 언론과 거대 기술기업을 우리가 막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누네스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과 찰떡궁합이라는 설명이나 다름없다. 실제 누네스는 과거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비아냥까지 받은 적이 있다.

TMTG는 트럼프가 올해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퇴출당하자 새로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다. ‘트루스소셜(TruthSocial)’이라는 새 SNS, 인터넷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출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 누네스도 동료 의원들과 지역구 주민들에게 보낸 사임 서한에서 “최근 내가 믿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2002년 의회에 입성한 누네스는 올해로 20년차를 맞은 중견 정치인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이던 2015년 하원 정보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1년차인 2017년에는 하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를 맡아,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캠프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진상 조사에 맞서 트럼프를 적극 엄호했다. 또 지난해 2월 트럼트가 임기 도중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첫 번째 탄핵 심판에 회부됐을 때도 트럼프 변호에 앞장섰다. 올해 1월 트럼프는 대통령 퇴임 직전, 누네스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자유의 메달은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일각에선 내년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탓에 누네스가 자리를 옮기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누네스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州) 선거구가 재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캘리포니아 선거구 조정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초안을 보면 누네스가 속한 선거구가 민주당 쪽에 유리하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누네스의 재선 행보가 매우 복잡해졌다”고 짚었다.

누네스의 의원직 사퇴와 관련, 캘리포니아에선 여야 입장이 확연히 달랐다. 민주당은 “누네스는 오랫동안 캘리포니아에 당혹스러운 존재였다”며 “의회를 떠나 트럼프를 위해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 그에겐 더 어울린다”고 일갈했다. 반면 공화당은 “지역 주민들과 주를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싸웠다”며 누네스를 칭찬했다.

하지만 그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TMTG는 현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 합병해 나스닥 우회 상장을 노리고 있는데,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양사 합병 과정에 규정 위반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와 DWAC의 패트릭 올랜도 CEO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인 올해 초 이미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만약 두 사람이 당시 합병 논의를 했다면 ‘스팩은 자금 모집 전 특정 회사와의 합병을 목표로 하지 않아야 한다’는 SEC 규정에 위배된다. DWAC는 이날 “규제 기관들로부터 예비적 진상조사를 위한 요청을 받았고, 조사에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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