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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초청 안 했다”…美 올림픽 보이콧에 中 힘 빠진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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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년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①中 "정치도발, 모욕, 가식, 독단" 반발
②시진핑 장기집권 축제 훼방에 당혹
③"올림픽 성공에 영향 없다" 애써 냉정
한국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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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자 중국이 궁지에 몰렸다. 미국의 결정에 격하게 반발하면서도 자칫 국제사회에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일단 미국만의 일탈 행동으로 치부하면서 “올림픽 성공에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애써 선을 긋고 있다.

①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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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2월 베이징 우커송스포츠센터를 찾아 청소년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격려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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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이콧 기류가 무르익자 중국 외교부가 먼저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차단막을 쳤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6일 관련 질문에 “노골적인 정치도발”이라며 “14억 중국 인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6일(현지시간) “베이징올림픽에 외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화하자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가식적인 행동”, “정치적 조작”이라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을 ‘독불장군’이라고 비판하며 독설을 퍼부었다. 관찰자망은 7일 “미국은 줄곧 중국 내정에 간섭하며 근거 없이 신장지역 인권탄압 거짓말을 지어냈다”면서 “올림픽 보이콧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던 미 정치인들이 부화뇌동하기 시작했다”고 쏘아댔다.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주장도 제기됐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최근 미국의 주요 기업인 대표들과 화상회의에서 내년 베이징올림픽과 6년 뒤 LA올림픽을 함께 거론하며 “정치적 이유로 올림픽을 보이콧하는 것은 선수들의 이익을 해치고 국제사회 공동 이념과 열망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마음도 얻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②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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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6월 톈진을 찾아 친선경기를 벌인 양국 청소년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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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흥행을 노리던 중국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지난 7월 무관중으로 치러진 도쿄올림픽보다 못한 상황으로 전락할 처지다. 중국은 국내 관중 입장은 허용하며 올림픽 열기를 고조시킬 심산이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이마저도 불투명한 차에 미국에 일격을 맞으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가을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대관식에 앞서 올림픽을 성대한 축제의 장으로 치르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 대표단과 외교사절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은 주최국을 정치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항의표시이기 때문이다. 내년 7월 청두 유니버시아드대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올림픽 이후에도 중국이 주최하는 국제행사가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자칫 ‘보이콧 도미노’에 빠질 수도 있다.

그나마 중국으로서는 지난달 미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올림픽에 초청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다. 초청했는데도 미국이 보이콧 결정을 내렸다면 시 주석의 권위를 흔드는 심각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③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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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얼음을 뜻하는 빙(氷)은 순수함과 강인함을 상징하고, 활기차다는 의미의 '둔둔(墩墩)'으로 어린이를 표현해 선수들의 힘과 의지를 나타냈다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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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중국은 “정치인들은 어차피 올림픽에 초청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오든 안 오든 올림픽에 영향이 없다”고 손절에 나섰다. 다만 미국의 보이콧 선언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것은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미국의 결정에 동참했고, 영국과 호주도 외교적 보이콧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까지 올림픽 참석의사를 밝힌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일하다.

특히 9~10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보이콧 열기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 참가국이 110개국에 달해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중국이 속을 끓이면서도 미국의 공세에 맞서 충돌을 불사하기보다 파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이런 흐름을 의식한 듯 자오 대변인은 “보이콧이 미중 간 대화와 협력에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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