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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중 ‘수출 경합도’ 급상승…상호 보완에서 경쟁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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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한·중 수교 30년 무역구조 변화’

“반도체 등 전자·통신 분야는 경쟁 우위 유지”


한겨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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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수교 첫해인 1992년 두 나라 무역 규모는 64억달러였다. 2020년 기준 이 규모는 2415억달러에 이르러 38배로 불었다. 양국 경제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격 숫자다. 수출과 수입 규모 모두 급증해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입 대상국으로 떠올라 있다.

양적 팽창은 질적 변화로 이어졌다. 교역 품목이 철강판, 섬유 같은 단순 경공업 및 중화학 제품 위주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중간재 중심으로 전환되고, 중국 제조업의 첨단화로 중고위 기술 산업 분야에서 두 나라 간 수출 경쟁이 심화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7일 내놓은 ‘한·중 수교 30주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에서 “두 나라 무역구조가 분업화를 통한 보완적 구조에서 상호 경쟁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협 분석 결과, 한·중의 수출 경합 격화로 세계 ‘중고위’기술산업에서 수출경합도지수(ESI)가 2011년 0.347에서 2021년(~9월) 0.390으로 0.04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첨단’기술산업에서는 0.527에서 0.448로 떨어졌다.

수출경합도지수(0~1)는 수출구조의 유사성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두 나라 간 수출구조가 비슷하다는 뜻이다. 중고위기술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류 기준에 따른 것이며, 전기·기계, 자동차, 화학, 기타 수송기계, 일반 기계가 여기에 들어 있다. 첨단기술산업은 항공우주, 의약품, 컴퓨터·사무용기기, 전자·통신, 의료·정밀광학기기이다.

미-중 통상 분쟁이 본격화된 2018년부터는 아세안 시장에서 수출 경쟁이 특히 치열해져 아세안 중고위기술산업에서 경합도지수는 2011년 0.369에서 2021년 0.427로 0.058포인트 높아졌다. 첨단기술산업에서는 0.440에서 0.552로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 중고위기술산업의 경합도지수는 2011년 0.248에서 2018년 0.303으로 높아졌다가 2021년 0.278으로 떨어졌다. 첨단기술산업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 같은 기간 0.379, 0.498, 0.342였다. 무협은 “2011년 이후 한국과 중국의 미국시장 내 수출경합이 심화됐으나 미-중 통상 분쟁이 본격화된 뒤부터는 중고위기술산업을 중심으로 수출경합도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겨레

한국 기준 한·중 교역에서 산업 특화 정도를 나타낸 것. -1~+1 사이의 값을 지니며 1에 가까울 수록 수출에, -1에 가까울 수록 수입에 특화된 상태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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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간 경쟁 격화에도 첨단기술산업 중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통신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 우위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통신 무역특화지수(TSI)는 한국을 기준으로 2011년 0.212(‘경합’ 수준)에서 2021년 0.273(‘상대적 우위’)으로 올랐다. 무역특화지수(-1~+1)는 두 나라 교역에서 산업의 특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수출에, -1에 가까울수록 수입에 특화된 상태를 뜻한다. 첨단기술산업 중 의료·정밀광학기기(2021년 기준 지수 0.500)는 전자·통신 분야와 함께 ‘상대적 우위’ 상태로 평가됐다. 항공우주(0.082)는 ‘경합’ 관계, 의약품(-0.516)은 ‘절대적 열위’, 컴퓨터·사무용기기(-0.433)는 ‘상대적 열위’ 상태로 분석됐다.

무협은 “최근 ‘요소수 파동’으로 중국발 원자재 대란과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협 조사 결과, 단일국 수입 비중 80% 이상(1~9월 기준) 품목 3491개 중 중국의 품목 수는 1850개일 정도로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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