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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만취녀에 폭행’ 40대 가장 “가해자 문자폭탄…가족들 정신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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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어 두 번째 靑청원

헤럴드경제

지난 7월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산책로에서 4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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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 7월 만취한 20대 여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한 40대 가장이 사건 발생 후 가족이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됐음에도 가해자에게서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안하무인, 아전인수, 유체이탈 언행으로 가족 모두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빠뜨린 20대 무고녀와 그의 부모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우리 가족 모두 그 사건 이후로 정신과를 수시로 다니며 처방약 없인 잠을 못 이루고 있다”며 “가해자와 그의 부모는 멀쩡히 일상생활을 하며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게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7월 30일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산책로에서 20대 여성 B씨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B씨는 A씨 아들에게 맥주캔을 내밀었다가 거절당하자 아이의 뺨을 때렸고, 이후 도주하려다 A씨가 막아서자 휴대전화와 구두를 이용해 주먹질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A씨가 먼저 자신을 폭행했으며, 자신을 성추행하려 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그런 정황은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저는 그저 바보라서 아무 저항없이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여자라서 신체 접촉이 문제될까봐 경찰이 올 때까지 도주를 막고자 손도 아닌 손목만 잡고 맞은 것이다. 그 순간 방어하다 어찌 한대라도 때리거나 신체 접촉이 생기면 쌍방폭행과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두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빠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맞기만 해야했던, 성추행했다고 무고를 당해야만 했던 상황을 우리 아들과 딸은 반강제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내년 초등학생이 될 딸은 거의 경기 수준으로 울어댔다”며 “사건 이후 딸은 혼자서는 자신의 방도 못가고 악몽을 꾸며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잘 놀라고 슬퍼하고 두려워하며 ‘그 언니 혼내줘’라고 자주 얘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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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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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빨리 사건을 잊고 싶어 합의에 나섰으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B씨의 태도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B씨 측이 만날 시간 등을 직접 정하면서도 가해자인 B씨는 회사일을 핑계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B씨의 부모가 ‘왜 이렇게 힘들게 하냐’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A씨는 “우리 가족이 괜찮은지 묻고 사죄하기 보다는 본인들이 힘들다 죽고 싶다 등의 변명만 늘어놓더라”며 “그게 진정한 사과인가, 사과 한 번 안해보고 사신분들 같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검찰 배정 후 합의 안 한다고 하니 그때서야 가해자 아빠 휴대폰, 엄마 휴대폰 번호로 문자폭탄을 날리시더라. 엊그제는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가해자가 직접 전화질과 문자질에 가세했다”며 “이것 역시 우리가 괜찮나 걱정하기 보다 또 핑계의 연속이었다. 판결에 유리하기 위한 흔적 남기기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자라는 이유로, 초범이란 이유로, 만취했다는 이유로 감형받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며 “자녀들이 입었을 유무형의 피해는 물론 이 억울함과 상처들을 끝까지 풀고 싶다. 무차별 폭행을 일삼은 20대 무고녀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촉구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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