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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조리하랴 방역패스 확인하랴…"너무 힘들다" 식당도 손님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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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시행 첫날

자영업자 커뮤니티 "너무 힘들다" 불만 봇물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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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식당가. 쿠키뉴스DB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적용 대상을 식당·카페 등으로 확대하는 특별방역대책이 처음 시행된 6일 점심시간 경기도의 한 식당 사장 A씨는 홀로 손님들이 앉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백신 접종 확인을 했다.

A씨의 가게는 전자출입명부(QR코드) 대신 수기명부만 갖춰져 있다. A씨는 들어오는 손님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나"며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명부 작성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휴대폰 속 접종 정보를 찾지 못하는 손님과 애플리케이션(앱)을 두고 씨름을 하기도 했다. 한 테이블에서 접종 확인이 늦어지면 다른 테이블의 손님의 대기 시간은 더 길어졌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코로나' 시행이 한 달여만에 중단되고 사적모임 허용 인원 축소와 방역패스 적용 시설이 확대됐다.

이날부터 정부는 수도권 6명(미접종자 1명 포함), 비수도권 8명으로 사적모임 기준 인원을 줄이고, 식당·카페·도서관·학원 등 16개 업종에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했다.

안심콜로 출입자 관리를 해오던 식당은 난감하게 됐다. 안심콜은 출입자의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어 4주간의 특별방역대책 기간엔 가게 측이 손님의 백신 접종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A씨처럼 1~2인이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은 주문, 조리, 서빙, 계산 등 기존 업무에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일까지 더해져 부담이 됐다.

A씨는 "나조차 모바일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라며 "손님이 휴대폰에서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찾지 못해 처음엔 같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방역패스 확대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내놓은 방역지침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업주는 "오늘 점심부터 QR설치법에 백신접종 연동까지 몇 명을 해준 건지 모르겠다. 주방에서 조리해야 하는데 앱 전문가로 변신해서 요리하다 몇 번을 홀로 나왔다"며 "오후에는 갑자기 '수기명부 금지'라는 지침까지 나와 황당했다. 시민들에 방역패스가 무엇이고 QR 사용법과 백신 연동 방법 등을 알려주고 시행을 해야지 (업주들에게) 하라고만 시키고 못 지키면 벌금내고 영업정지한다고 압박만 한다"고 비판했다.

1인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는 "손님들은 왜 (접종 확인) 해야 하느냐 하고, 어르신들은 짜증만 냈다"며 "얼마나 정신이 없던지 입에서 욕만 나오더라"라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무인 업장인데 방역패스 검사는 어찌해야 하나"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방역패스 확인 때문에 아르바이트생 불렀다" "휴대폰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수기명부 작성 금지는 너무 일방적"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영업 단체들은 정부가 자영업자의 현실에 대한 고려 없이 형평성에 어긋난 방역 지침을 강행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채구이원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자영업자들은) 방역패스를 관리할 인력을 고용할 수도 없고 미접종자 구분 시스템조차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방역패스로 피해를 입는 모든 이들과 연대해 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최근 논평을 내고 "식당, 카페, 학원, PC 카페, 스타디 카페 실내 다중이용시설까지 방역패스 대상이 전방위로 확대돼 해당 업종뿐만 아니라 도소매 유통까지 그 여파가 파급되는 등 전 소상공인 업종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방역패스 확대 시행과정에서 전자출입명부 설치 비용을 비롯해 비대면 발열체크기, 위생·소독 기기 및 용품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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