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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미접종자 '혼밥' 되는데 '혼겜'은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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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홍재영 기자, 박수현 기자] [방역패스 확대 접종 두고 엇갈린 반응들]

머니투데이

6일 오후 12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순댓국 가게. 가게 출입문에 사적모임 인원제한(수도권 6명)과 방역패스 확대 적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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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방역패스' 확대 적용을 시행한 첫날인 6일 정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순댓국 가게 출입문 앞엔 방역 강화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날 오전 0시부터 사적모임 인원은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됐다. 또 백신 미접종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방역패스가 식당, 카페, 학원 등으로 확대 적용된다. 필수 이용시설로 분류된 식당과 카페에 한해서만 미접종자 1명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점심식사를 위해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들고 출입문 앞에 멈춰섰다. 대부분 2~3명씩 방문한 이들은 익숙한듯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식당 내부로 들어섰다. QR코드를 찍자 백신 접종 완료를 알리는 안내음이 들려왔다. 일부 손님들은 수기로 명부를 작성한 뒤 자리에 앉았다.


코로나 확진자 5000명대 나오는데…"방역패스 확대, 실질적 대안 맞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엿새째 4000~5000명씩 쏟아지며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날부터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일시 중단하고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 현장의 혼란을 막기위해 오는 12일까지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자영업자들은 방역패스 확대 적용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12월 특수는 물 건너갔다"고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코로나19 확진세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위드코로나를 시행했나 의문이 든다"며 "손님들이 QR코드 찍었을 때 '접종 완료' 표시가 나오지 않으면 접종 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확인하지만 100% 다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같은 지역에서 2년째 PC방을 운영 중인 점장 김모씨(33)도 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불만을 제기했다. 김씨는 "손님들 중 혼자인데 입장이 왜 안 되냐'고 불평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백신을 맞지 못하는 기저질환자도 있는데 불공평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당이나 카페가 아닌 시설의 경우 PCR 음성확인서나 불가피한 사유로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다는 보건소의 확인증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자영업자 단체도 방역패스 확대 적용을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무책임하게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시켰다"며 "너무나도 쉽고 당연하게 시설 규제를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또 한 번 지옥으로 밀어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역패스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실효성 의문" vs "사회적 불안감 해소"

학원과 독서실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까지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다.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내년 2월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이에 대해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사실상 '방역패스 의무화'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10대 자녀 두 명을 키우는 김모씨(여·45)는 "놀이공원이나 백화점 이런 곳은 (방역패스) 적용이 안 되는데 오히려 그런 데가 위험하지 않느냐"면서 "학원은 취식 없이 수업만 하고 오는데 적용 시설 기준이 좀 모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씨(여·40대)도 "콘서트나 집회, 대형 쇼핑몰 등 폐쇄된 곳에서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 강사 B씨도 "정부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하고 있는데 적용 대상이 돼서 불만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종교시설은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데 왜 학원만 적용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정부의 이번 정책이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할 방안이라는 긍정적 의견도 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12월이 연말 성수기라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지금은 전반적인 사회적 심리가 위축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접종 완료자나 음성 확인자만 영화관을 이용하면 영화 관람이 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근무 중인 직원 C씨도 "지금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는 방역패스 적용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식당이나 카페에서 직원들이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요청했을 때 고객들이 잘 협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전문가들 "방역패스만으론 확산세 안 잡혀··· 근본 대책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방역패스 적용 확대로는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적 모임과 이동량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방역패스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정책 방향을 재고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역패스 확대가 지금 확산세를 정체시키거나 감소하는 데 기여할 주요 정책이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근본적으로 사적 모임과 사람들의 이동이 전반적으로 다 줄어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역패스 확대는 청소년 대상의 실질적 강제 접종이며, 윤리학적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훼손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성인은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방역패스 확대가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학원이나 독서실도 적용 시설에 포함하는 건 효과적이지 않다. 일종의 강제성이 부여되는 건데, 백신 접종 후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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