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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사기’ 굿모닝시티, 20년 잔혹사 끝내나… 오피스텔로 변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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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패션관광특구의 중심에 위치한 쇼핑명소 굿모닝시티가 오피스텔로 탈바꿈된다. 현재 재건축 추진을 위한 소유주 동의율 70%를 넘겨 재건축 결의 요건인 80%를 앞두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3개동·650실이 들어서는 대단지 오피스텔이 될 전망이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굿모닝시티 구분상가 소유주들은 이 쇼핑몰을 오피스텔로 바꾸는 내용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D&K아시아개발이 시행사를 맡았고, 사업추진을 위한 동의율 요건 80% 중 70%를 넘긴 상황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있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분양사기’ 상흔 안고 준공했지만… 사드·코로나로 경매 속출

굿모닝시티는 지하 7층~지하 16층 규모 쇼핑몰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4번출구와 연결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바로 앞에 두고 있어 편의시설도 가깝다. 대지면적 2358평을 차지하고 있으며, 3200명이 넘는 구분소유주들이 소유권을 나눠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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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장충단로 247 굿모닝시티 전경/네이버 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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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첫 분양 당시 입지적인 장점이 부각되고, 분양형 쇼핑몰 붐이 일면서 관심을 많이 끌었던 곳이다. 그러나 회사 대표인 윤창렬씨가 토지를 다 매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허가를 위해 뇌물을 줬다가 구속되면서 입주 계약자들이 총 3700억원의 피해를 입어 수차례 언론에 보도됐다. 이후 횡령금을 일부 환수하고 계약자들이 1700억원을 더 투입한 끝에 7년 후인 2008년 11월에야 개관할 수 있었다.

개관 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한 때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서울의 대표 상권이었지만,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국인의 발길도 끊겼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개관 후 사드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해도 손님이 많아 공실이 전혀 없었지만, 현재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분소유주들이 재건축을 고민한 것은 작년부터다. 월세를 받지 못하고 관리비만 내는 소유주들이 속출하자 상가가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까지 생긴 것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한해 상가 17곳이 경매로 나왔고, 올해도 12곳이 나왔다. 그간 적자를 보던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오피스텔을 지어 임대수입을 올리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 24층짜리 3동 오피스텔로 탈바꿈… 640실 규모

사업에 참여한 D&K아시아개발은 부산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재건축 사업을 다수 수주한 시행사다. 처음 사업을 제의받았을 당시 관리단은 건물의 일부 층만 오피스텔로 바꾸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굿모닝시티를 3동으로 쪼개 오피스텔을 짓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복합쇼핑몰이 24층 크기의 오피스텔 3동, 총 650실로 나누게 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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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굿모닝시티 재건축 사업 조감도/D&K아시아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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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들은 사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고 있다. 쇼핑몰에 입점한 한 점주는 “굿모닝시티 쇼핑몰이 연결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2호선과 4호선, 5호선이 통과하는 곳으로 교통접근성이 아주 좋다”면서 “최근 세운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비롯해 중구 일대 오피스텔 분양가가 평당 80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 완료시 단지의 수익성도 아주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재건축이 진행되려면 나머지 소유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또 사업에 반대한 사람들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해 매도청구권소송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생각보다 사업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집합건물법상 소유주 동의 80%를 달성하면 관리단집회를 열고 재건축을 결의할 수 있으며, 이후 2개월간 결의에 찬성하지 않는 구분소유자로부터 구분소유권과 대지사용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한 점주는 “관리단 측에서는 동의율이 70% 수준이라고 하지만, 실제 소유주들에게 들어보면 50% 안팎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재건축 결의가 11월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벌써 12월이 됐고, 다시 내년 2월로 늦춰지고 있어 사업에 진척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점주는 “오피스가 모여있는 12~16층 소유주들은 공실 없이 월세를 잘 받고 있어 사업에 참여할 유인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들이 퇴거요청에 동의하려면 상당한 보상책을 내놔야 할텐데, 월세 손실분을 상쇄할만한 조건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 세입자·반대소유주 설득 과제… “손실보상 방안 모색해야”

전문가들은 굿모닝시티의 수익성을 높이 사면서도, 세입자와 사업에 반대하는 구분소유주들의 손실을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까지 이 일대는 상가로만 용도를 허용해 오피스텔 공급이 적었다”면서 “주거 공간이 늘어나는 만큼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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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동대문 '굿모닝시티' 매장에 손님이 뚝 끊겼다. 비어있는 매장도 많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굿모닝시티가 재건축되면 공실 해소와 오피스텔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수익성은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80%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추진한다면 반대하는 20%는 피해를 볼 수 있어 적절한 손실보상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지적에 시행사 측은 “사업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하고 동의서를 낸 소유주들이 많아 사업 요건은 거의 충족했다”면서 “내년 2~3월쯤 관리단집회를 열고 재건축 결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건축허가를 받기 까지는 1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1군 건설사를 포함한 건설사 2곳에서 참여의향서도 제출해 추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덧붙여서 “일부 반대하는 소유주들이 있지만, 이들도 사업에 동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관리처분인가가 난 이후에는 구분소유주들의 경우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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