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총기난사로 학생 4명 숨졌는데…美 의원 온가족 총 들고 “메리 크리스마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트위터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며 온 가족이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숨진 사건이 불과 며칠 전에 일어났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켄터키주가 지역구인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4일(현지 시각)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실내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매시 의원 본인을 포함한 7명 모두 기관총과 반자동소총 등 총기를 들고 웃고 있었다. 매시 의원은 “메리 크리스마스! 추신. 산타, 총알도 주세요”라고 적었다.

미시간주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은 지난달 30일 일어났다. 학생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건 4일 만에 매시 의원이 트윗을 올린 것이다. 매시 의원은 “총기를 규제한다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총기 난사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무기휴대의 권리’를 규정하는 미 수정헌법 2조를 강하게 지지한다.

현지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2018년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한 희생자의 가족은 사진 2장을 답글로 올렸다. 그는 “한 장은 내가 마지막으로 찍은 딸의 사진이고, 다른 한 장은 그가 묻혀있는 곳”이라고 썼다. 이 사건으로 아들이 숨진 한 남성은 매시 의원에 대해 “역대 최악”이라고 CNN에 말했다.

민주당 소속 존 야무스 하원의원은 “켄터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무신경한 멍청이는 아닐 것”이라며 “(미시간주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 이후 총기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무감각하다고 공화당원들이 소리쳤던 것을 기억한다”고 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애덤 킨징어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총기 페티시”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홍보를 맡았던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내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누가 매시를 상대하더라도 후원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옹호 의견도 있었다. 총기 소유 찬성론자인 로렌 보버트 콜로라도주 하원의원은 매시 의원의 트윗을 놓고 “크리스마스 카드”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