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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변이 확산세 vs 백신 접종률’ 속도 경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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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오미크론 변이' 보고 이전, 美 유입 확인
코로나 확진 10만명대 급증…오미크론도 확산
부스터샷 총력전... 새 백신 승인 간소화도 추진
한국일보

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랜스데일에서 6세 어린이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랜스데일=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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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가공할 기세로 지구촌을 집어삼키고 있지만, 그에 맞서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분투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정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터라, 최고의 무기는 여전히 백신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4,900만 명)와 사망자 수(79만 명)에 있어 ‘세계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이 대표적인 전장(戰場)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그간 정체돼 있던 백신 접종률도 껑충 뛰어올랐다. 마치 창과 방패 같은, 바이러스와 백신 간 대결이 새롭게 시작되는 분위기다.

오미크론 변이, 美 16개 주 상륙


현재로선 바이러스가 좀 더 우세하다. 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전날 기준 최소 16개 주(州)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전체 주(50곳)의 3분의 1 가까이 퍼진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곳에 감염자가 숨어 있을 공산이 크다. 오미크론 변이 존재도 몰랐던 때, 이미 미국에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인 3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지난달 23일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새 변이에 ‘오미크론’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려 변이로 지정한 시점(11월 26일)보다 사흘 앞선다. 더구나 이 남성은 같은 달 19~21일 뉴욕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2차, 3차 감염자가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NYT는 “바이러스가 또다시 보건당국의 대응을 앞지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설상가상으로 겨울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존 지배종인 델타 변이도 재창궐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4일 기준)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2만1,437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건 10월 초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사망자 수도 하루 평균 1,651명으로,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많았다. 델타 변이도 아직 골칫거리인데 오미크론 변이까지 막아야 하는 이중고에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오미크론 공포'에 부스터샷 접종 급증


하지만 도통 움직일 기미가 없던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점은 청신호다. 이날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인용해 “2일 하루 동안 미 전역에서 218만 명이 백신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1차 접종률 70%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거국적 백신 접종 캠페인을 벌였던 5월 이후 최다 기록이다. 2일까지 일주일간 일일 평균 접종자 수도 그 전주보다 22% 급증했다.

두 달 전인 10월만 해도 하루 접종 건수는 100만 회 안팎을 맴돌았고, 부스터샷(3차 백신) 접종을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까지도 150만 건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달 들어 이 숫자는 ‘200만’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가장 최근인 4일에도 217만 명이 백신을 맞기 위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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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위치한 국립보건원(NIH)을 방문한 자리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강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베데스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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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전문가들은 5~11세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향도 없지 않지만, 오미크론 변이 출현이 결정적 동인(動因)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데다 면역을 회피해 백신을 무력화하는 징후를 보이긴 하더라도,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상당한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쉬쉬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 학장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두려움과 부스터샷 효능 기대감이 백신 접종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스콧 라잔 뉴욕시립대 공중보건정책 대학원 연구원도 “미접종자들이 서둘러 백신을 맞도록 독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미크론 백신 승인 간소화도 추진


미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 최우선 전략을 부스터샷에 두고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CDC는 오미크론 변이 출현 직후 부스터샷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고, 백악관도 연일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경계하며 부스터샷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1차 접종률은 70%, 2차 접종 완료율은 60%이며, 2차 접종자 중 부스터샷 접종률은 23%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비베크 머시 의무총감은 “오미크론 변이에 기존 백신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중증 질환과 입원, 사망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건 지속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며 백신 접종과 실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 준수를 당부했다.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맞춤형 백신 보급을 앞당기기 위해 승인 절차 간소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ABC방송에 나와 “새 백신의 많은 부분이 기존 백신과 동일하기 때문에 변경되는 것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드일 뿐”이라며 “식품의약국(FDA)은 물론, CDC도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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