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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K-현장메모] "죄송합니다"...사죄한 홍명보, 박수로 격려한 울산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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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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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울산] 오종헌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우승컵을 놓친 뒤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울산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울산 현대는 5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최종전)에서 대구FC에 2-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승리에도 불구하고 울산은 리그 2위(승점74)에 그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울산 입장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그래야 역전 우승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었다. 경기 전까지 울산은 전북 현대에 승점 2점 뒤진 2위였다. 울산이 대구를 잡고 전북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패한다면 승점 1점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이 가능했다.

이에 울산 선수들은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선제골도 빠른 시간에 만들었다. 전반 18분 원두재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설영우가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전반 추가시간 오세훈이 헤더로 추가골까지 기록했고, 울산은 2-0 스코어를 끝까지 유지하며 승리했다.

그러나 울산이 원했던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다. 전북이 제주를 2-0으로 제압하면서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결국 울산은 올 시즌 2위로 마무리하게 됐고, 홈에서 열린 최종전을 승리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둔 걸로 만족하게 됐다.

경기 종료 후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경기장 가운데에 모였다. 한 시즌 동안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우승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부임하기 전부터 이미 두 차례나 전북에 밀려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제 3년 연속 준우승.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끝나자 동시에 뜨거운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 감독, 코칭 스태프, 선수들 모두 우승을 위해 올 시즌을 달려왔다.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우승에 실패한 것에 대한 실망감과 아쉬움보다 1년 동안 고생한 홍명보 감독을 향한 격려와 위로가 먼저였다.

결과적으로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 체제로 보낸 올 시즌 울산이 가져온 성과도 있었다. 울산은 지난 시즌 전북과 3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다. 순위 경쟁을 펼치는 팀과의 대결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결국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마지막 경기였던 35라운드에서 2-3으로 패하긴 했지만 그 전 3번의 맞대결에서 1승 2무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전북 원정을 떠나 4-2 대승을 거두며 완벽하게 징크스를 털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도 전북을 3-2로 제압했다.

설영우 역시 "작년에는 한 번도 전북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님께서 부임하신 뒤 우리에게 전북을 만나면 마음가짐부터 지고 경기에 들어간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셨고, 그러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홍명보 감독 부임 후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2021시즌이 끝났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실패는 절대 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실패가 도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팀이 되어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3번째 반복된 준우승이지만 홍명보 감독 체제의 울산은 분명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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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풋볼,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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