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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척'했던 삶, 모두 연극이었다"…연극 '김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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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신세계 김수정 연출 자전적 이야기 무대에

연합뉴스

연극 '김수정입니다' 공연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공연장 중간에 설치된 두 개의 무대를 기다란 레드카펫이 연결하고, 주변으로는 고급스러운 식탁보를 두른 둥근 탁자들이 놓여 있다. 마치 결혼식이나 시상식이 펼쳐지는 공간을 보는 듯하다. 공연이 시작되자 화려한 차림의 남녀 배우가 시상식 사회자처럼 무대에 오르고, 이어 한 인간의 삶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6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진행된 연극 '김수정입니다' 프레스콜에서는 20년을 연극과 함께해온 극단 신세계 김수정(39) 연출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간 '파란나라', '별들의 전쟁', '생활풍경'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성 불평등, 장애와 인권, 개인과 집단의 대립 등 사회가 외면하고 불편해하는 주제에 귀를 기울였던 김수정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국 사회에서 딸, 여성, 예술가 등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직접적으로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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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김수정입니다' 공연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대에서는 친구를 거부했던 초등학생 시절과 방황하던 청소년기, 연극과의 만남과 그 과정에서 겪은 성폭력 경험, 배우 출신 연출가로서의 행보 등 한 인간의 절대 쉽지 않았던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수정은 '나는 왜 연극을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이 연극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연출 노트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연극 연출을 해왔지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불편해서 외면해온 저의 이야기"라며 "39년간 이 사회에서 실격당하지 않기 위해 살아온 제가 실격당하기 위해 첫걸음을 내디뎌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수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결국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또는 사회에서 실격당하지 않기 위해 "친구가 많은 척, 모범적인 척, 예술가인 척, 잘 나가는 척" 연극을 해왔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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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김수정입니다' 공연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에서는 김수정의 학창 시절 친구와 선생님들이 영상으로 등장해 그의 지난 모습과 삶을 증언하고, 극단 신세계 배우들은 김 연출과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발견한 자신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이번 작품은 공연예술 분야 만 40세 이하 예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DAC Artist)를 통해 마련됐다.

7일부터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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