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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금리인상 시대의 재테크 전략] "은행 예금, 다시보니 쏠쏠하네"…은행으로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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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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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그동안 저금리 장기화 속 주식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던 수요가 최근들어 ‘안전자산’에 몰리고 있는 데다 은행들 역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예적금금리 인상에 동참하고 있어 은행 수신상품의 금리 매력도 역시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 시중은행, 앞다퉈 수신금리 인상…“금리 상향·특판 출시로 고객 유치까지”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시중에서 찾기 힘들었던 연 2%대 고금리 은행권 예금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광주은행의 스마트모아드림(Dre)정기예금이 기본금리로만 연 2% 금리(36개월 기준, 최고우대금리 2.2%)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도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기존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0.4%포인트까지 확대한 상태다.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 상향에 나선 NH농협은행의 경우 일반정기예금 등 거치식 예금 기본금리를 0.25%~0.3%포인트 인상했다. 또 적립식예금 기본금리는 0.25%~0.4%포인트, 주택청약예금·부금 0.25%포인트, 개인 및 법인 MMDA 일부구간을 0.1%포인트 올렸다.

은행권 특판 출시도 활발하다. SC제일은행은 올 연말까지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연 2.1% 특별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고객의 경우 전월 대비 일반 수신, 신탁계약, 펀드(방카슈랑스 제외) 잔액 증가가 3000만원 이상~20억원 이하라면 특별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 고객의 기대 수준과 예금 수요에 부응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내년 영업에 대비하기 위해 특판 상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도 '창립 52주년 기념 정기예금 특판'을 실시하고 있다. 특판 예금 가입 금액은 300만원 이상~5억원 이하이며 가입 기간은 12개월과 14개월이 있다. 이번 정기예금 특판은 기본 우대금리 0.6%포인트(14개월은 0.8%포인트)에 비대면 채널 가입 또는 종이통장 미발행에 따른 추가 우대금리 0.1%포인트 등을 더해 최대 2.0%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하순 최고 연 2.15% 금리의 '더(The)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BNK경남은행은 연 최고 1.7% 금리를 받는 '동행감사 정기예금' 특판은 지난달 한도 3000억원이 소진돼 이달 초 2000억원을 증액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프로야구팀 'KT위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해 특별판매한 연 최고 2.1% 금리의 정기예금은 일주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일반예금 상품이 아닌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에 무조건 ‘연 2%’ 금리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사흘 만에 50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토스뱅크 측은 내년 초부터 해당 상품 이용 시 통장 잔액 1억원 이상분에 대해서 연 0.1%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가입자 100명 중 99명은 연 2%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적금상품의 경우 최대 4%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10월 출시한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의 가입 기간은 1년이고, 가입 금액은 매월 1000원~50만 원이다. 기존 신한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은 고객이 급여 이체를 받거나 신한카드를 신규 개설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4.2%의 이자를 제공한다.

◆ '은행' 돈 몰리는 배경은···금리 상향 따른 이자수익 기대감·안전자산 선호 강화

은행권 수신금리 상향에 따른 머니무브 현상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일 기준 658조4421억원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달 24일(653조1354억원)과 비교해 5조3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9월 말(632조5170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26조원 가량 확대됐다.

이처럼 자금이 은행으로 몰린 주된 배경은 불안정한 국내외 주식시장을 대신할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장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국제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코로나 시대가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일지, 혹은 장기화될 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심화돼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1.0%로 인상한 점도 은행 예금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지난 8월 역대 최저수준이던 기준금리(0.5%)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뒤이어 두 달 만인 지난달 0.25%포인트를 추가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곧 예금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확대' 경고를 기점으로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예금금리를 더 높인 점도 예금 증가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예금금리 인상 수위는 그에 미치지 못하자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여·수신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겠다"면서 수신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적금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부쩍 늘었다"면서 "상당수 고객들이 이제는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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