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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의 간호사들, 우울을 넘어선 탈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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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증인들] 감염병의 시대를 마주한 간호사들의 증언

2019년부터 녹색연합은 '기후위기의 증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컨퍼런스를 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 사람들이 보고, 듣고, 경험한 기후위기에 대해 증언하고, 시민들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는 자리입니다. 지난 2년간은 기후위기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말했다면, 3년차를 맞이하는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기후위기 최전선의 경험과 여기에서 비롯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간호사, 해양생태활동가, 홈리스, 청년기후활동가, 사회학자, 교육행정가가 기후위기의 증인으로서 연단에 섰습니다. 이들의 증언과 행사 직전에 진행된 사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말>

코로나19의 원인 중에 하나가 기후위기라는 사실에 이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예전부터 숱하게 예고되었던 기후위기와 감염병의 시대를 우리는 벌써 2년째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로부터 모범사례로 호평받는 K-방역으로 과연 우리는 이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K-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들은 여기에 회의적이다. 그들의 표현대로 몸을 갈아 넣어야만 가능한 것이 현 방역시스템인데,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지 오래다. 최전선에 간호사들은 기후위기에 따른 일상화된 팬데믹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의료시스템의 체질 개선,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이야기하면서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장지적인 해법임을 시사한다.

이번 '기후위기의 증인들' 컨퍼런스를 준비하며 보건의료노조에서 활동하고 있는 2명의 간호사(보건의료노조 이인숙 연대실장, 이선희 부위원장)를 만나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컨퍼런스에서 안수경 간호사(국립중앙의료원 보건의료노조 지부장)의 증언을 들었다. 이 세 간호사의 이야기를 전한다.

간호사들의 몸, 세균 번식되는 환경으로 만들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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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중인 보건의료노조 이인숙 연대실장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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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의 원인 중에 하나로 기후위기가 지목되고 있다. 예기치 못하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에서 방역 일선의 간호사들이 처한 현실이 어떠한가?
"우리가 사스, 메르스를 이전에 경험했었다. 이런 감염병들이 4-5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왔었는데 사스나 메르스는 2-3개월쯤 유행하다가 거의 없어졌다. 코로나19가 작년 2월 말쯤 발생했을 때도 메르스처럼 몇 달 가다가 진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예전 수준으로 현장에선 대처했었다. 유행력, 전파력이 사스, 메르스보다 높고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서 상황이 장기화되었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치사율이 얼마나 될지 연구, 통계도 없었다.

안 그래도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이 상태로 코로나19를 맞다 보니 간호인력이 매우 부족했다. 모자란 인력들은 질병관리청에서 모집해서 그때그때 파견으로 메꿔주었다. 그럼에도 한 병원에서 간호사는 2~3배 늘어난 환자를 계속 보아야 한다. 피로도가 많이 누적되어 있다. 방호복을 입고 병실에 들어가다 보면 공기가 잘 안 통하고 페이스 실드나 고글, 마스크, 두세 겹 장갑을 끼고 들어가서 일을 하다 보면 공기가 안 통해서 덥고 땀이 많이 난다. 습기가 많이 차서 손이 부르트거나 신발에도 땀이 흘러서 찰랑거릴 정도로 물이 차고 몸에 땀이 흘러서 속옷까지 젖는다.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으로 몸이 변해버려서 그 안에서도 감염, 확진 판정받게 된다. 일손이 부족한 상태에서 열악한 환경은 더 악화되어 갔다."

-코로나 블루가 보건의료인력들에게 몇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물리적인 고통을 넘어선 정신적 고통이 더 심각해보인다. 코로나 우울, 기후우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떠한가?
"안 그래도 원래부터 신규 간호사들의 사직률이 워낙 높은 편인데 중견 이상 간호사들도 신규가 들어와서 가르칠만하면 나가고 또 나가고 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지치는 경우가 많다. 신규를 가르치는 사람은 항상 1.5배의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전담간호사를 둬야 된다는 말이 나오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간호사가 평소에도 1.5배의 일을 하고 있는데 신규도 오고 파견도 오면서 경력이 많은 간호사들도 견디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우울하냐면 환자들이 이런 상태니까 책임감 때문에 관두지를 못하는 거다. 아침에 일어나면 진짜 출근하기 싫다고 한다. 그런데 병원에 가보면 환자들이 나빠지면 더 괴롭고 좋아지면 또 보람을 느끼고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우울함을 많이 호소한다. 너무 힘드니까 우울을 넘어서 그냥 탈진 상태다. 임계치에 왔다. 총파업을 할 때 코로나 전담병원(의 총파업 전원 참가)을 고민했었다. 그 인력들이 다 빠지고 파업에 동참하면 환자들은 어떻게 하냐라고 했을 때 여기 더 있으면 죽겠다. '사직이다'라는 반응이 더 컸다. 다 빼고 하루 만에 끝내자라는 각오로 파업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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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의 증언/ / 출처: 2021 그린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 발표 자료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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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스와 메르스 때와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가?
"사스, 메르스 이후 감염병 전문병원 만들겠다고 국가에서 법으로 통과시켜놓고 하나도 건립하지 않았다. 현재 코로나19 환자들을 공공병원에서 대부분 대처하는데 메르스를 접했던 병원에는 환기 시설이 되는 음압기를 설치한 병실이 있기는 한데 없는 공공병원이 대다수다. 시설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 환자를 받아야 했다. 기본적으로 공공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를 많이 받고 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급하게 음압기를 가져와서 환자를 받으면서 1년 7개월 넘게 버틴 거다.

국내 전체 병상 중에서 공공병상이 5% 밖에 안 되고 공공병상에서 코로나 환자의 80%를 여태 다 치료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 이것을 인력을 갈아 넣은 K-방역이라고 이야기한다. 천막이나 컨테이너 설치, 일부병원에서는 이동식 음압기를 배치하는 등 조금씩 공공병원에서도 시설이 갖춰지긴 했다. 그러나 공공병원이 일반 기능도 해야하니 코로나 환자가 급증한 시기에 설치한 시설을 모두 뜯어내고 일반환자를 본다. 말 그대로 1회용이다."

- 최근에는 이런 공공병원들에 코로나19를 위한 임시시설들을 또 설치를 했을 것이라 예상된다.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감염병 전문병원이라는 것이 건립이 되어 있었더라면 그렇게 감염병이 막 유행할 때 그렇게 환자들을 그 병원에다 이렇게 수용할 수 있을 거다. 그냥 일반적으로 운영되던 공공병원들에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날 때 갑작스럽게 막 봐야 되니까 일회성으로 밖에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일들의 반복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공공병원에 있던 일반 환자들을 다 나가라고 하는 경우다. 병원 전체를 코로나 환자만 받겠다고 하면, 이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

서울시 동부병원 같은 경우, 홈리스라든가 어려우신 의료보호대상자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환자들을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 이런 통계는 잡히지도 않는다. 공공병원을 확충하라고 하는 건 감염병 전문병원도 세우고, 일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300병상 이상의 병원을 70개 권역에 세우라는 것이다.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과제로 생명을 지키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이제 앞으로 코로나로 끝날 것이 아니다. 위드코로나를 준비하며 끊임없이 제기될 수 있는 감염병에 대해 일상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공공의료 시스템, 감염병 전문병원과 공공병원을 국내 각 지역에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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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의 시위현장/ 출처: 2021년 그린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 발표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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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질적인 문제 해결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기후위기 관점의 접근이 필요해보이는데.
"항상 땜빵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식으로 뭔가 해결하려 하지않아 문제이다. 의료 문제를 정치 문제에 따른 변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지켜야 할 의제로 놓고 어느 정권이나 무관하게 필수 공익에 해당하는 문제이니 풀어야 한다는 각성이 필요하다."

-의료 인력들의 처우개선, 공공의료 인프라의 확충이 감염병의 시대를 헤쳐가기위한 해법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일반 시민들이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지방공공의료원을 가보면 상당히 낙후된 병원들이 많다. 이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투쟁하면, 그 결과로 이 병원들은 시내에서 외곽으로 가버린다. 접근성이 떨어지니 적자가 난다. 진주의료원의 경우가 그랬는데 당시 홍준표 도지사가 적자가 나는 것 때문에 폐업을 시켜버렸다. 이에 대해서 다시 투쟁을 통해서 지금 다시 서부경남병원을 세우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지역운동의 결과다.

그 지역 주민들이 여론을 만들어내고 그걸 가지고 끊임없이 공공의료를 요구하며 지자체를 압박하는 과정이 있었다. 공공의료 확충은 100% 지역과 맞물려 가야 한다. 우리 지역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우리 지역의 보건의로 예산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지자체가 과연 지역주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관심 갖고 제안해야 한다. 2022년 지방선거가 있는데 공공의료문제가 주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 그린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 행사 영상]

▲ [2021 그린컨퍼런스]기후위기의 증인들_코로나 방역 최전선 간호사의 증언_안수경/국립중앙의료원 ⓒ 녹색연합


녹색연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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