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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민주주의 회의' 초대 못 받은 中의 반박…"美가 기준 왜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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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왕이 "미국의 목적은 민주주의 아닌 패권"…'중국의 민주' 백서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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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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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주최로 오는 9~10일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두고 "패권 정치"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민주'라는 백서를 발간해 자신들도 자신들 나름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3일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전화통화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의 목적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패권에 있다"며 "민주를 기치로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고, 민주적 가치를 남용해 세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해 미국 자신의 문제가 산적했는데도 민주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위선자의 모습"이라며 "많은 국가가 미국이 기준을 정할 자격과 미국식 민주주의를 본받으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지난 2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영상 회담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완전히 하나의 촌극에 불과하다"며 "이는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로 민주는 개별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아울러 "어떤 국가는 민주주의의 기록이 불명예스러운데도 민주적 권위자를 자처하고, 민주적 정의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 국가는 민주적 기준을 남발해 민주주의를 도구로 만들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시에 중국 당국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 4일 2만2000자 분량의 '중국의 민주' 백서를 공개했다. 핵심은 자국의 현실에 맞는 제도가 가장 민주적이라는 것으로, 중국공산당이 민주주의를 견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백서에서 중국은 "'민주'는 전 인류의 공통된 가치로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은 이를 시종일관 견지하고 있다"면서 "지난 100년 동안 당은 인민 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수천 년의 봉건사회 역사가 있고 근대에 반식민지·반봉건 사회가 된 국가에서 인민이 주인이 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백서는 이어 "중국의 민주는 인민의 민주이고, 인민이 주인이 되는 것은 중국 민주주의의 본질이자 핵심"이라며 "민주는 역사적이고 구체적이며 발전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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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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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의 민주' 백서가 발간된 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3∼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종교공작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종교의 중국화를 견지하고, 종교와 사회주의의 상호 적응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나라 종교의 중국화를 심도 있게 추진해 우리나라 종교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선도하고 종교계 인사와 신도가 위대한 조국, 중화민족, 중화문화, 중국 공산당,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동질감을 증진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종교 활동은 반드시 법률·법규의 규정 범위 안에서 전개돼야 하고, '공정하고 선량한' 풍속을 위배해서는 안 되고, 교육·사법·행정 기능과 사회 생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9~10일) 개최를 발표하고 100여 개국을 초대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부패 및 인권을 탄압하는 외국 정부 당국자와 관련자를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의 부패를 고발한 뒤 러시아 교도소에서 숨진 변호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마그니츠키법'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다. 마그니츠키법은 미국 내 자산의 동결과 해외 금융 및 부동산 거래 차단을 규정하고 있다. 한 고위당국자는 WSJ에 "미국 정부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국제 마그니츠키 제재를 조율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전했다. 여기엔 언론의 자유 보장, 공정한 선거 보장, 부패와의 전쟁, 여성과 소수인종의 정치활동 권장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전 세계 민주주의 부활을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확산하기 위한 중요 수단이라고 강조해 왔다. 미 정부도 해당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다른 국가들과의 행동을 조율하는 게 우선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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