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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90세 노신사, 평생모은 20억 들고 KAIST 찾아갔다…"40년 꿈 이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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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KAIST가 김재철AI대학원에 20억원을 기부한 김동명 법무사(왼쪽)를 초청해 지난달 17일 감사패 전달식을 열었다. 사진은 이광형 KAIST 총장과 김 씨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 제공 =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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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것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KAIST 인공지능 연구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다."

KAIST에 최근 20억원을 기부한 법무사 김동명 씨(90)는 KAIST가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로 국가와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KAIST는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김동명 법무사가 지난 10월 말 3억원의 현금과 17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 총 20억원을 KAIST 김재철AI대학원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고 6일 밝혔다.

KAIST와 기부자의 인연은 올해 9월 KAIST에 도착한 우편물 한 통으로 시작됐다. '증여 청약 의향서'라고 적힌 제목의 문서에는 친필로 '위 본인이 현금과 별지 부동산을 귀 재단에 사인증여등기에 의거, 증여하고자 하는 바 다음 제안을 동의·수용할 수 있는지요'라고 적혀 있었다. 사인증여는 사망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생전 증여 계약이다.

김 씨는 문서에서 "KAIST가 증여에 동의한다면 서류 절차를 마무리한 뒤 등기필증과 기부금을 가지고 학교에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KAIST 발전재단은 계약서와 위임장 등 증여에 필요한 문서를 준비해 기부자에게 회신했고, 현직 법무사인 김 씨는 부동산 등기 이전 등 실무적인 절차를 직접 진행해 기부를 완료했다.

김 씨는 "최근 들어 KAIST에 고액 기부가 잇따른다는 언론 보도를 눈여겨봤다"며 "잘 되는 집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처럼 고액 기부자가 몰리는 학교라면 분명히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기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80년대부터 미래학을 공부하며 새로운 기술 변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최근 기술 동향을 지켜보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산업은 AI 분야라고 확신했다. 기부금 사용처를 김재철AI대학원 발전기금으로 지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KAIST 발전재단 관계자는 "기부자를 처음 뵙는 자리에서 학교의 성과를 설명해드렸는데 주요 내용은 이미 파악하고 계셨다"며 "기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교 홈페이지를 탐독하며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찾아보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KAIST는 지난달 17일 대전 본원 총장실에서 발전기금 감사패 전달식을 열었다. KAIST 이광형 총장과 이승섭 교학부총장, 이상엽 연구부총장, 김보원 대외부총장, 정송 김재철AI대학원장, 신진우 김재철AI대학원 교수 등 주요 보직자가 참석해 김동명 법무사를 환대했다.

이 총장은 "김동명 법무사님의 편지를 받았을 때부터 참 귀하고 감사한 가치를 KAIST에 보내주셨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세계의 AI 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이 돼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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