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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클린턴과 맞붙었던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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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살 일기로…지난 2월 “폐암 4기 진단” 밝혀

2차대전 참전, 35년 연방의원, 세차례 대선 도전

바이든 대통령 “위대한 세대의 가장 위대한 인물”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진정한 애국자” 추모


한겨레

1996년 5월27일, 밥 돌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뉴저지주 클리프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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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보수 원로 밥 돌 전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각) 숨졌다. 향년 98.

엘리자베스 돌 재단은 이날 “로버트 조셉 돌(밥 돌) 전 상원의원이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돌 전 의원은 지난 2월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1923년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돌은 2차 세계대전 참전과, 35년 간의 연방의원 활동, 세 차례의 대통령 도전 등 굵직한 이력을 가진 거물 정치인이다.

돌은 1942년 예비군에 등록하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1945년 이탈리아에서 독일군의 폭격으로 오른팔의 기능을 잃었다. 애초 의사를 꿈꿨지만, 정치로 발을 돌려 캔자스 주의회 하원의원(1951~1953년), 러셀 카운티 검사(1953~1961년) 등을 거쳐 1961년부터 1969년까지 네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어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했고, 그 중 후반부 9년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지냈다.

초당적 리더십과 유머 감각을 갖춘 그는 1976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나섰으나 민주당의 지미 카터- 월터 먼데일 콤비에게 패배했다. 1980년과 1988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떨어졌다. 1996년 마침내 대선 후보가 되어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 저지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돌은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광고에 출연해 큰 돈을 벌었고, 워싱턴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다. 2016년 대선 때 공화당 대선 후보 출신들 가운데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가 당시 로펌 ‘올스턴 앤드 버드’ 소속 로비스트로서 트럼프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전화통화 성사를 위해 뛰었다는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한 달 뒤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이 끝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대선 사기’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2018년 그에게 미국 최고 훈장 중 하나인 의회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돌의 별세 소식에 초당적인 애도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어 돌을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를 일컫는 ‘위대한 세대’의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이자 전쟁 영웅”이라며 “내 친구가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24년 동안 연방 상원의원으로 돌과 함께 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고인이 정책적 차이에도 초당적 현안에선 주자하지 않고 노력에서 민주당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돌의 병문안을 갔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트위터에 “돌은 2차 세계대전 영웅이었던 것부터 의회에서의 35년 세월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미국인들에게 바쳤다”고 기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둘이 맞붙었던 대선 이듬해인 1997년 그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추모의 뜻으로 연방 의사당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성명을 내어 “돌은 보수의 승리와 커다란 초당적 성취를 열었다”고 추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를 “진정한 애국자”라고 부르며 “그의 봉사가 공화당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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