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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佛 트럼프’ 제무르, 첫 유세에서 ‘헤드록’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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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 수천 명 운집한 유세장서 공격당해

‘인종차별 반대’ 티셔츠 입은 시위대도 등장

세계일보

에릭 제무르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빌팽트 유세장에서 한 남성에게 헤드록을 당하고 있다. 출처=SNS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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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트럼프’로 알려진 극우 성향의 차기 대선 후보 에릭 제무르가 첫 공식 선거 유세에서 한 남성에 ‘헤드록’(두 팔로 상대의 머리를 안아서 죄는 레슬링 기술)을 당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무르는 이날 프랑스 파리 근교 빌팽트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첫 번째 대규모 유세에 나섰다. 유세장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가 운집했다. 제무르가 연설을 위해 인파를 헤치고 단상으로 향하는 길에 한 남성이 뛰어들어 헤드록을 걸었고, 경호원들의 저지로 남성은 끌려나갔다. 이 남성은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 공격을 받은 제무르는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운동가들도 유세장에서 끌려나갔다. ‘인종차별 반대’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운동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의자가 날아들며 싸움이 붙었고, 이들 중 최소 2명이 피를 흘리며 유세장에서 쫓겨났다. ‘SOS 인종차별주의’ 관계자는 “우리는 비폭력 시위를 원했다”며 “사람들이 시위대를 먼저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제무르는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왔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이민을 ‘0’에 수렴케 하겠다고 공약했고,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세에서도 반이민, 반이슬람 노선을 부각했다. 제무르는 ”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되찾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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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프랑스 차기 대선 후보 에릭 제무르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빌팽트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빌팽트=AP연합뉴스


전날 우파 성향의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발레리 페크레스도 반이민 기조를 채택했지만, 제무르는 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다. 이 같은 강경한 반이민 노선은 제무르의 핵심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파리 근교에 사는 공무원 헬레나(60)는 “대중교통에서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사람을 듣기 힘들 정도”라며 ‘불법 이민자들에게 뺏긴 프랑스를 돌려놓겠다’는 제무르의 공약에 공감을 표했다. 파리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는 자크 오하나(65)는 제무르의 지지자로서 그가 이민 문제를 대선의 화두로 띄우는 데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무르가 당선되든 낙선하든 이미 절반은 승리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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