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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르포]한달만 중단된 '위드 코로나'…커지는 불안감, 자영업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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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수 사라진 셈"…자영업자 곡소리

코로나19 확산세에 오미크론까지…시민 불안

재택치료 원칙엔 방치·사각지대 우려

갑자기 덮친 '오미크론' 연말 분위기 앗아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5천명대를 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덮치면서 시민 불안감이 높아졌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 '특별방역대책'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연말 대목을 앞두고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입니다. 정부가 확진자의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하는 데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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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버티고 버텨서 위드 코로나 됐을 때 못 벌었던 것도 좀 벌어봐야지 했는데…"

정부의 '특별방역대책 추가 후속조치' 발표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중단된 지난 3일,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나현(54)씨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걱정하긴 했지만, 위드 코로나가 이렇게 빨리 중지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연말 대목을 기대한 그는 손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씨는 "그동안 인원 제한으로 2명끼리 와서 술을 별로 안 먹어 10월까지는 매출이 별로 없었는데, 11월 위드 코로나 되고 나서부터 매출이 확 올랐다"며 "12월은 장사해야 하는 시기인데 연말에 6명으로 인원을 제한해버리면 자영업자들은 어떡하라는 건가 싶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추가 후속조치'를 내고 6일부터 4주간 사적모임 제한 기준을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이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의료 대응 여력 부족으로 확진자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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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여의도 부근의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코로나 때문에 가게를 폐업했다가 직장인들이 많은 이곳에 두 달 전 겨우 자리를 잡았다"며 "코로나 확산으로 손님들이 재택근무에라도 들어가면 어쩌냐"고 걱정했다.

마포구에서 생선집을 30년째 운영 중인 박순아(51)씨 역시 "홀이 커서 6명으로 인원 제한을 하면 매출이나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밝혔다. 백신패스 적용에 대해서는 "'QR 찍으세요' '안심콜 하세요' 하지만 바쁘니까 잘 확인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광화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41)씨는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서운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며 "무작정 인원 제한을 하는 게 아니라 자영업자들을 조금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오미크론'까지 시민들 '불안'…연말 모임 취소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에 '오미크론'까지 덮치자 시민들은 불안해하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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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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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박종민 기자지난 2일 여의도 선별진료소에 같은 반 친구들과 검사를 받으러 온 허모(11)양은 "5학년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2교시 수업하다가 쉬는 시간에 검사받으러 왔다"며 "코로나가 저희 반까지 점점 좁혀 오는 것 같아서 무섭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25)씨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알고 싶은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오미크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니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 건지', '기존 백신은 효과가 있는지' 등을 몰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시험에 합격해 단체 연수를 앞두고 있는데 코로나에 걸리면 연수에 참여하지 못해 연말 모임은 조심하려고 한다"면서도 "위드 코로나와 연말 효과 때문에 어딜가도 사람이 너무 많아 내가 조심해도 예방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에 타이레놀을 구비하고 약사한테 추천받은 비강 스프레이를 종종 뿌리며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 직원 이모(38)씨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정상 생활로 돌아올 줄 알고 기대했는데 변이 바이러스에 확진자까지 늘어나니 힘들다"며 "직원 7명끼리 회식도 한 번 못 했는데 사람들도 못 만나고 점점 고립되는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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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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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이한형 기자코로나19 재확산에 오래 준비한 계획들이 어그러질까 걱정하는 시민도 있었다. 다음 달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 이모(29)씨는 "정부가 혹여나 하객 인원을 제한할 거라면 미리 상황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갑자기 제한한다고 하면 신랑 신부들은 너무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신혼여행을 위해 하와이행 비행기표와 호텔 예약을 다 한 상태인데 걱정"이라며 "이틀 뒤 결혼하는 직장동료가 오늘 신혼여행을 취소했다더라"고 전했다.

정부가 확진자의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주유소 직원 이씨는 "재택치료라고 하지만 '자연치유'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학생 A(23)씨는 "델타 변이가 처음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어떡하지' 싶었는데 델타 변이 다음에 또 나온 거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이제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된다는 말이 더 와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면 재택치료를 하면 사각지대가 생길 것 같다"며 "나이와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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