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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카카오는 하는데 우리도”...대구은행, ‘캐릭터 상업화’ 금융위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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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에 부수 업무 허가 요청
현재 은행법상 캐릭터 활용 제한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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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자체 캐릭터를 상업화할 수 있게 부수 업무를 허가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현재 금융회사는 자체 캐릭터로 이모티콘이나 굿즈(goods)를 만들어도 판매할 수 없다. 은행법 규제상 은행업 본질이 아닌 업무는 당국의 부수 업무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는 관련 사업을 영위해 이미 상업화를 이룬 만큼 금융권에도 신사업 판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에 캐릭터 상업화를 위한 부수 업무 허가 신청을 공식 요청했다. 신청한 부수 업무는 △전자상거래업 △통신판매업 △지식재산유통업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카카오, 네이버도 캐릭터를 통해 금융 소비자와 이어지고 있다”며 “꼭 수익을 위한다기보다는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딩 차원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은행과 관계자는 “지방은행과의 간담회 때 관련 요청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사업이 추진되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은행법상 규제로 금융회사가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도 상업화할 수 없다. 은행법 27조와 동법 시행령 18조 부수 업무에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법 시행령 제18조(부수 업무의 범위 등)에는 △부동산의 임대 △수입인지, 복권, 상품권 또는 입장권 등의 판매 대행 △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 서적, 간행물 및 전산 설비 등 물적 설비를 활용한 광고 대행 △그 밖에 법 제27조의2 제4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우려가 없는 업무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업무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자체 개발 캐릭터 ‘단디, 똑디, 우디’를 활용해 마케팅하고 있다. 대구은행 공식 SNS 프로그램 활용, 종이가방부터 현금 봉투, 플립톡, 인형, 휴대폰 거치대 등의 다양한 굿즈로도 활용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은행별 자체캐릭터로는 △우리은행 위비프렌즈 △신한은행 쏠 익스플로러스 △농협은행 올원 프렌즈 △국민은행 스타프렌즈 △기업은행 기은센 △수협 헤이프렌즈 등이 있다.

금융소비자들에게 캐릭터 마케팅이 관통한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가 금융업으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설립했을 때 앱의 편의성과 더불어 자체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의 친숙함이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페이는 고객에게 이미 친숙했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덕분에 훨씬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카카오그룹 자회사들은 카카오캐릭터 덕택을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빅테크의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강조하는 만큼 빗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에도, 카카오뱅크가 아닌 카카오가 하는 것이라 은행이 자체적으로 캐릭터 사업화하려는 유형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아닌 카카오가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라 동일기능 동일규제에는 벗어나 있지만, 카카오뱅크도 계좌를 개설하면 라이언 이모티콘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빅테크의 규제 차익을 간접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금융사들이 빅테크에 종속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업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서지연 기자 (sj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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