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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올리긴 해야겠는데, 물가·민심은..." 고민 깊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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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한전,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논의
한국일보

서울 종로구 한 다세대주택 우편함에 전기요금 청구서가 꽂혀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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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야 할 이유는 많은데, 물가와 민심을 생각하면 쉽지 않다. 조만간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논의가 이뤄질 전기요금 얘기다. 연료비 조정단가 이외에도 향후 기준연료비 및 기후환경요금 조정 논의까지 예정됐다는 점에서 적자에 빠진 한전과 민심을 챙겨야 할 정부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는 형국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는 이달 20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전기요금의 경우엔 산업부에서 한전 측으로부터 넘어온 전기요금에 반영될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자료를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도출한 최종 결과를 재차 한전에 재통보하는 절차에 따라 정해진다.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1킬로와트시(㎾h)당 -3원에서 0원으로 회복시킨 한전 입장에선 내년 1분기 조정 단가도 상향 조정이 필요하단 분위기다. 올해 초 배럴당 40달러대였던 국제 유가가 지난달까지 80달러선까지 치솟았고, 10월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격도 연초보다 25% 이상 오르는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일로였던 탓이다.

실제 지난달 한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9,36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하면서, 2분기 7,648억 원 영업손실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중장기 재무계획을 통해 올 한 해만 약 4조4,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예측했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따른 국민들의 생활안정 등을 이유로 연료비 상승세가 가팔랐던 2분기와 3분기 연속 연료비 조정단가를 -3원으로 동결하면서 적자 폭은 더 커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가파른 물가 인상 우려로 전기요금을 올리긴 부담스럽단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1.00%로 인상하고, 내년 1분기 추가 인상도 예고한 상황에서 일상 곳곳에서 쓰이는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까지 올릴 경우 물가 인상 압박도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기적으로 조정되는 연료비 조정단가 이외에 직전 1년간 연료비를 평균치로 매기는 ‘기준연료비’와 올해부터 전기요금 청구서에 별도 표시된 ‘기후환경요금’ 인상 요인도 뚜렷하단 점이다. 현재 기준연료비는 2019년 12월~2020년 11월 평균을 적용한 킬로그램(kg)당 289.07원을 적용하는데, 지난 1년간 전기 생산에 쓰이는 유연탄, 유류, 천연가스 등 연료비 가격은 일제히 급등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지출한 신재생에너지의무비행이용(RPS),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ETS), 석탄발전 감축 비용으로 구성된 기후환경요금도 향후엔 오를 일만 남은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기후환경비용으로 1조7,553억 원을 사용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입 비용(2조5,071억 원)의 70% 수준으로, 5년 전인 2016년(1조5,159억 원) 전체 비용을 이미 넘어섰다.

업계와 학계에선 시장 가격이 형성된 전기요금을 억지로 누르는 건 조삼모사와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전의 적자도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공공요금을 억누른 데 따른 부작용이 이번 정권에서 당장 가시화되지는 않겠지만, 다음 정부에선 견딜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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