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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위드 코로나 2차 시도 위한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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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5266명 발생한 2일 서울 종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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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막아내는 가장 강력한 방패였던 '거리두기'를 내려놓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 수위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된 지난 10월. 정부는 늘 자신감으로 넘쳤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거듭 강조하면서 하루빨리 서민경제를 되살리려면 백신 접종으로 무장을 마치고 코로나와 싸워야 한다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되뇌었다.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은 지쳐 있었고, 세계 정상급 속도로 백신을 접종해가는 방역당국은 믿음직했다. 9월 추석 연휴, 10월의 핼러윈도 무사히 지난 듯했다. 80%를 향해가던 백신접종률은 그토록 갈구했던 집단면역으로 빛을 발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예상은 그저 허상이었나 보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튿날(11월 2일) 우리는 전날보다 1,000명 이상 급증한 신규 확진자 규모(2,667명)에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2019년 송년과 다름없을 정도로 분주해진 회식 행렬이, 슬금슬금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내리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걱정이 고개를 들 무렵. 위드 코로나 1개월여 만에 신규 확진자는 이전보다 3,000명 이상 폭증했다. 3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8%를 넘어섰다. 위드 코로나의 지향점이었던 '독감의 치명률(0.1%)'은 이제 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먼 산이 되어 버렸다. 보건의료 측면에서 위드 코로나는 실패했다(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정부는 무슨 수로 부인할 수 있을까.

지난해 뒷북 방역으로 혹독한 겨울을 겪었던 탓에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이 줄 수 있는 '잘못된 시그널'의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해 왔다. 의료 인력을 쉬게 하고, 병상이 충분히 비워질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도 이어졌다. 하지만 당장 대통령부터 위드 코로나로의 진입을 서두르며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3,000명을 넘어서며 위기감이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11월 21일)에서 문 대통령은 신규 확진자 5,000~1만 명을 예상하며 대비한다는 말을 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병상과 의료인력을 준비한다는 의미였겠으나, 뒤집어보면 하루 확진자 1만 명까지는 위드 코로나로 버틸 수 있다는 뉘앙스였다. 이 말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이 됐다. 의료시설은 걱정하지 말라, 백신 등 개인방역만 철저하다면 중증환자 컨트롤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우리는 어쩌면 이때부터 버틸 수 있는 신규 확진자의 마지노선을 1만 명으로 설정하게 됐을지 모른다.

신규 확진자 5,000명 돌파 직전(11월 29일) 발표한 정부의 특별할 것 없는 특별방역대책은 최악수였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국내 상륙이 코앞으로 닥치고 전문가들의 위드 코로나 '잠시 멈춤' 목소리가 높은데 고작 추가 백신 접종 확대와 재택치료 원칙 정도만 내놨다. 둑이 무너지는데 호미로 고랑을 파는 격이었다.

6일부터 다행스럽게 강화된 방역대책이 시행된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 1차 시도는 아쉽게 실패했으나 하루빨리 2차 시도를 하려면 늦었지만 거리두기로 잠시 돌아가는 게 맞다. 백신접종 독려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무엇보다 의료인력의 숨 고르기를 돕고 시설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중증환자가 병상 밖에서 희생되는 참혹한 상황이 닥치기라도 한다면, 더 이상의 위드 코로나 시도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 병참에서 지고도 승리한 전쟁은 없다.

양홍주 디지털기획부문장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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