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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천발 오미크론 확산…서울·안산도 의심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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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 첫 감염자인 40대 목사 부부 관련 인천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가 속출하면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 안산, 충북 등에서 오미크론 의심 환자가 속출하면서 전국 확산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오미크론 환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12명이었다. 지난 1일 국내 첫 오미크론 환자 5명이 확인된 이후 나흘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불었다.

전날까지 목사 부부와 이들의 10대 아들, 부부의 30대 지인 B씨와 B씨의 아내·장모·지인, 경기도 거주 50대 여성 2명 등 9명이 확진됐는데 이날 B씨 지인의 30대 여성 지인과 50대 동거인, B씨와 식당에서 접촉한 50대 여성 등 3명이 확진자 명단에 추가됐다. 새 확진자 3명은 모두 인천 거주자다. 여기에 역학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커 방역 당국이 변이 분석을 진행 중인 감염 의심자도 14명에 달한다. 추가 감염자가 더 늘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 주목되는 건 지역사회 감염자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확진자 12명의 감염 경로를 따져보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 감염된 목사 부부와 경기도 거주 50대 여성 2명을 뺀 8명이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됐다.

목사 부부에게서 시작한 오미크론 감염이 지인 B씨와 그 가족, 이들이 예배를 본 인천시 미추홀구 대형 교회의 신자들과 그 가족 및 지인 등 5, 6차 감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접촉자 범위도 넓어져 당국이 추적하는 대상자는 4일 기준 최소 1088명 이상이며 이 중 밀접 접촉자만 552명에 달한다.

특히 인천 교회를 중심으로 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B씨의 가족과 지인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1시 이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들이 참여한 예배에는 신도 411명이 모였고, 그 직전 시간대인 오전 11시 예배 참여자도 369명에 달했다.

인천 교회발 오미크론 확진·의심 26명 중 17명이 미접종

당국은 교회 신도들에 대한 선제 검사를 진행 중인데, 인천시에 따르면 5일까지 교인과 교인 가족, 지인 등 교회와 관련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벌써 20명에 이른다.

교회는 여러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오랜 시간 붙어 앉아 기도문을 외우거나 찬송을 하는 특성 때문에 집단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다만 교회 관계자는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은 마스크를 썼고, 서로 가까이에서 대화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3600석 규모에 이를 정도로 교회가 크다는 점도 예배 중 밀접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중앙일보

코로나19 오미크론 추가 확산 가능성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교회 신자들의 거주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감염 의심자 14명 중 1명은 충북 거주자로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시기 교회를 찾았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3명도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돼 조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으로 인천 교회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안산시에 따르면 이 교회를 다녀온 단원구의 중학생 1명도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된다.

확진 또는 확진 의심 대상인 교인 상당수가 미접종자로 밝혀지면서 이들이 전파의 약한 고리였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의 확진자와 의심자 26명 중 백신 접종 완료자는 7명(26.9%)뿐이다. 나머지 19명 중 2명은 1차 접종만 끝낸 불완전 접종자, 17명은 미접종자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어선 걸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미접종자 비율이 높다.

인천시 관계자는 “건설노동자 등 외국인 거주자들은 일정한 주거지 없이 수원이나 화성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 같다. 특히 미등록 외국인들은 신분 보장 우려 때문에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 교회 외국인 신도 400여 명 중 상당수가 러시아 국적 보유자라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회 관계자는 “러시아 커뮤니티 내에서 백신 무용론이 돌아 이들이 백신을 많이 안 맞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도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28명을 기록해 토요일 기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위중증 환자도 744명으로 닷새째 7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최근 사적 모임 제한 강화 등 정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는 유행 악화 속도를 늦추는 정도일 것”이라며 “오미크론 유입을 최대한 늦추고 그동안 대응 역량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심석용·최서인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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