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예측불가 오미크론…확실한 건 ‘마스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모두 마스크를 벗는, 그날을 위해… 지난달 15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지하철 역사에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한 코로나19로 인한 위협을 막을 가장 확실한 대응책이 마스크라고 강조한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발견 일주일 만에 전 세계 확산
전파력·치명률 아직 명확히 몰라
기존 백신 효과 여부 2주 걸릴 듯

전문가들, 기본 방역 중요성 강조
“마스크 표면 자주 만지지 말고
콧등에 와이어 있는 제품 권장”

세계보건기구(WHO)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린 지 일주일 남짓 지났다. 그사이 전 세계 6개 대륙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됐고, 남아공에선 신규 감염자의 약 70%가 오미크론 변이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는 커지고 있다.

과학계에선 기존 백신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막을 수 있을지 규명하려면 대략 2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인류는 이 기간을 여유있게 기다리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오미크론의 실체를 알아냈을 때는 이미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감염이 일어난 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물론 치명률까지 높다면 문제는 특히 심각해진다.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일은 뭘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명확하다. 코로나19가 모습을 드러냈던 지난해 전반기처럼 경각심을 갖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이다.

■ 60대 이상 고령층 영향 우려

오미크론은 감염자가 발생한 직후, 전파력이 강하지만 치명률이 약한 변이로 보인다는 ‘기대’가 일부 해외 과학계를 중심으로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변이의 초기 감염자 다수가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은 20~30대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미크론 변이가 앞으로 더 다양한 연령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에게 퍼지면 중증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WHO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분석 자료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로 나타나는 증세가 다른 변이와 다르다는 정보는 없다”며 “어떤 코로나19 변이도 신체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는 심각한 증세와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의 삶은 길게 보면 전파력은 높이고, 치명률은 낮춰 자신의 생존성을 높이는 흐름을 타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런 일은 어디까지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타난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진 델타 변이도 이전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아졌지만, 치명률은 낮아지지 않았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과학적인 증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선 중증을 일으키는 오미크론의 힘이 기존 변이보다 약할지, 비슷할지, 강할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경각심 갖고 마스크 써야

전문가들이 지금 가장 강조하는 대책은 뭘까. 평범하지만 확실한 감염 예방법, 철저한 마스크 쓰기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식이 느슨해졌고, 카페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일이 일상이 된 데 따른 분석이다. 정용석 교수는 “오미크론의 지역 감염을 우려한다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식이 강했던 지난해 전반기 분위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마스크 착용은 변이 확산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서 팔리는 KF80 마스크는 0.6㎛(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 크기의 입자를 80% 걸러낸다. 입에서 나오는 침방울은 이보다 한참 큰 1~10㎛ 크기다.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 ‘코 와이어’ 제품 바람직

마스크를 제대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 CDC는 마스크 착용 안내자료를 통해 “마스크 표면을 자주 만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뿜어져 나오는 환경에 노출됐을 경우 마스크 표면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질병관리청도 방역 수칙에서 마스크를 잠시 벗어 놓을 때는 깨끗한 봉투에 담아 놓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옷 주머니에 마스크를 넣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

질병청에선 지난달에 “밀착도를 높이기 위해 ‘코편(nose wire)’이 있는 마스크를 쓰라”는 내용을 방역 안내 지침에 추가했다. 금속 등으로 만들어진 단단한 막대기인 마스크의 코편을 꼭 눌러 얼굴과 마스크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방역적인 관점에서 연말연시 회식을 피하라는 목소리도 강하게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최근 양상은 사적 모임에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장시간 대화하는 일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