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디디추싱 상폐 결정 후…중국 "기업의 상장 장소 선택 존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中증권관리위원회 "특정 산업이나 민간기업 겨냥하지 않아"

연합뉴스

뉴욕증시 상장 폐지하는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은 5일 "중국 기업들의 상장 장소 선택을 규정 준수에 근거해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이날 "중국의 정책은 특정 산업이나 민간기업을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해외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과의 필연적인 연관성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일부 기업들이 미국에서 상장하기 위해 국내외 규제 당국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 상장을 금지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는 완전한 오해이자 오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계·규제 이슈 해결을 위해 미국 측과 계속해서 소통할 것"이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일부 핵심 이슈 관련 협력을 증진하는 데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발표는 자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당국의 압박에 결국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디디추싱은 지난 3일 웨이보 성명을 통해 "즉시 뉴욕증시 상장 폐지 업무를 시작한다"며 "동시에 홍콩 상장 준비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디추싱 같은 대형 기업이 뉴욕증시에 상장하고 나서 반년도 안 돼 스스로 상장을 폐지하는 것은 처음이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30일 뉴욕증시에 상장해 44억 달러(약 5조2천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다.

시장에서는 디디추싱이 당국의 압력에 밀려 상장 폐지를 받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5일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이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를 이유로 디디추싱에 뉴욕증시 자진 상장 폐지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디디추싱이 공공연한 경고에도 지난 6월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한 이후 중국 정부는 민감한 중국 내 데이터가 미국 등지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초강력 제재를 가하고 있다.

디디추싱을 시작으로 향후 중국의 다른 기술기업이 미국 증시에 진출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신냉전 속에서 중국은 100만명 이상 회원을 가진 자국 인터넷 기업의 해외 상장 때 인터넷 안보 심사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등 자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어렵게 하는 제도적 장애물을 겹겹이 설치했다.

동시에 미국은 자국 회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을 작년 12월 도입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외국회사문책법'과 관련해 지난 2일 자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 정부가 소유 또는 지배하는 회사인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세부 규칙을 발표했다.

세부 규칙에는 미국 회계 감독 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의 감리 조사를 3년 연속 거부하는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들의 회계법인을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중국 당국은 '국가 주권'을 내세워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거부해왔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자 중국 발전을 억제하려는 또 다른 구체적인 행동"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