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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러-우크라, 중-대만…‘두 개의 전선’ 맞닥뜨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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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과 내일 화상 회담

우크라 침공 우려 강조할 듯

러, 접경에 병력·탱크 집결 동향

중국은 대만 겨냥 압박 수위 높여

미, 쿼드·오커스 등 동맹과 연대대응


한겨레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16일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서 첫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제네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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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럽과 인도·태평양에 펼쳐진 우크라이나와 대만해협이라는 ‘두개의 전선’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동시에 맞서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에 나서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은 대중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동맹국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내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7일 보안 화상전화를 통해 전략적 안정, 사이버, 지역 문제를 포함해 미-러 관계의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크레믈)궁 대변인도 두 정상의 화상 정상회담 일정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만난 뒤 6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러시아의 군사적 활동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적 온전함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화상 정상회담은 두 지도자가 원하는 시간만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2014년 강제 합병한 러시아가 내년 초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잇따라 경고음을 내는 중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지난달 29~30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3일 위성 사진을 포함한 정보당국 기밀문서와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초 17만5천명 규모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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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의 계획은 지난봄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서 실시한 훈련에 동원된 병력의 2배 규모로 2022년 초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장갑부대, 포병대대, 장비 등을 동원한 100개 대대 전술단 약 17만5천명의 광범위한 작전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4군데에 전투 전술단 50개를 배치했으며, 탱크와 대포도 새로 배치했다. 우크라이나는 배치된 러시아 병력을 약 9만4천명으로 추산하지만 미 당국은 현재 7만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최대 17만5천명까지 증강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둘러싼 긴장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3일 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을 매우, 매우 힘들게 할 포괄적이고 의미있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블링컨 국무장관도 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러시아가 대결을 추구하기를 선택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에 끌어들이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냉전이 끝난 뒤 점점 동진하고 있는 나토의 세력권이 우크라이나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번 통화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확장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속력 있는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3일 “누구의 레드 라인도 인정하지 않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을 시름하게 하는 또 다른 전선은 대만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 문제에 관여하려는 외국을 향해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게 될 것”이라는 ‘막말’을 쏟아내는 중이다. 그와 함께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잇따라 침입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스틴 국방장관은 4일 레이건 국가안보포럼에서 “추측하고 싶지 않지만 실제 침공을 위한 연습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고, 블링컨 국무장관도 3일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장관은 이어 동맹국들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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