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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성호건의전지적토지관점] 일반 고객들이 '잘' 모르는 진짜 잘하는 설계사무실의 기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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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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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필자는 토지와 전원주택을 위주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외에 전원주택을 지어 팔거나 전원마을을 택지개발해 분양하는 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개발하는 필지의 허가를 받기위해 토목설계나 건축설계 사무실과 미팅할 일이 많고 중개손님들의 부탁으로 설계사무실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잘하는 설계사무실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들었을 때 상당한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잘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잡게 된다.

개인들이 자연 그대로 임야인 땅을 사서 집을 짓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토목설계 사무실과 만날 일은 드물다. 우리가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 할 때는 보통 건축사 사무실과의 소통에서 시작된다. 필자의 경험과 고객들의 만족도를 토대로 잘하는 건축설계 사무실의 기준을 살펴보겠다.

우선 인허가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들이 종종 집을 짓거나 좋은 주택을 찾을 때 디자인만 보고 선택하지 말라는 말을 하곤 한다. 설계 디자인에 현혹돼 실제로 가장 중요한 인허가를 얻는 능력을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허가를 잘 받는다는 의미는 단순히 내가 완성시킨 설계에 대한 허가를 해당 관청으로부터 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허가를 잘 받는다는 것은 ‘시간’의 개념이 중요하다.

실제로 집을 많이 지어본 업자 분들이 다른 지역사회에 가면 그 지역의 건축사 사무실을 이용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이 크다. 지역마다 허가를 내주는 조례가 다를 수 있고 인허가를 내주는 공무원들의 분위기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런 지역사회의 특징을 잘 아는 건축설계 사무실이 허가를 받는 데 확실히 유리한 부분이 있다. 디자인이나 설계의 완성도는 허가를 받고 나서 변경할 수 있지만 처음 시작부터 허가를 받는데 많은 시간이 지체된다면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릴 수 있다.

또한 설계의 완성도에 대한 진짜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쁜 집과 설계가 잘 된 집의 근본은 조금 다른 듯하다. 필자가 처음 지었던 집의 경우 매물이 2년 반 만에 겨우 팔렸다. 인근 중개사분들이 “외관이 입체감 있고 예쁘다”며 칭찬한데다 시공도 잘돼 마감재나 단열도 상당히 괜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팔리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설계의 완성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당시 집 짓는 초보자인 필자의 의견이 많이 들어간 집을 전문 건축설계사가 아닌 시공사와 디자인하며 지었더니 동선 등의 설계 완성도가 떨어졌다. 전문 설계사들은 집의 단열이나 내구성 외에도 생활동선까지 고려하며 집의 설계도를 완성해준다. 개인들이 설계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는 경우에도 생활동선이나 시공금액, 단열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빠르게 파악해 피드백을 주고 선택은 개인들에게 맡기곤 한다. 물론 이것은 주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때 가능한 일이다.

부동산 공인중개사도 아파트, 상가, 주택, 토지 등으로 전문 분야가 나뉘듯 건축설계 사무실도 전문 설계분야가 나뉜다. 가끔 ‘유명한 건축가다’, ‘수상을 했던 설계사다’라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 설계사나 건축가가 어떤 건축 유형으로 수상을 받고 유명한 것인지를 나눠 살펴봐야 한다. 유명하다는 말에 비싼 설계비를 주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전원주택은 단독주택을 전문적으로 경력을 쌓은 건축설계 사무실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 고객과의 첫 컨설팅부터 마지막 준공까지 꼼꼼히 설계된 완성도 높은 설계도면이야 말로 집의 하자를 줄이고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외부 디자인은 이 과정에서 따라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디자인만 화려하거나 3D 작업을 통해 현혹시키기 보다는 고객과 원활한 소통으로 변수들을 파악하고 완성도 높은 설계도면으로 원하는 타이밍에 건축허가를 잘 받아주는 건축설계 사무실이 가장 잘하는 이상적인 사무실일 것이다. 집을 짓고자 한다면 이런 점을 고려해 상담을 받도록 하자.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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