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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재명 “출신 비천해 주변 더러워”...野 “가난하면 다 쌍욕, 살인자 변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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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4일 “제가 출신이 비천(卑賤)하다.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라며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5일 이 후보가 살인범 조카를 변호한 것에 대한 논란, 형수 욕설,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 논란에 대해서도 ‘출신 탓’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는 전날 전북 군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진흙 속에서도 꽃은 핀다”라며 “제 출신이 비천한 건 제 잘못이 아니니까, 저를 탓하지 말아달라”라고 했다. 이 후보는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10원, 20원에 휴지를 팔았다”라며 “큰 형님은 탄광 건설 노동하다가 추락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잘랐고 이번에 오른쪽 발목까지 잘랐다고 며칠 전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 후보는 형제에 대해서도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던 형님은 돌아가셨고, 그 밑에 넷째 여동생은 야쿠르트 배달하고 미싱사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죽었는데 산재 처리도 못 했다”라며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 일을 하고 있다. 제 집안이 이렇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도 가족 가지고 말이 많으니 우리 가족들 이야기 한 번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나쁜 짓 하지 않았고 최선을 다해 주어진 일은 공직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했다”고 했다.

야당은 “이 후보의 출신보다는 발언 자체가 참 비천하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비천한 집안이라서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는 말은 국민 모독”이라며 “가난하게 크면 모두 이 후보처럼 사는 줄 아는가, 두 번 다시 이런 궤변은 하지 말라”고 했다. 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난하게 큰 사람은 모두 형수에게 쌍욕하고 조폭·살인자를 변호하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성 의원은 또 “우리가 태어나고 자랐던 시대는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배고프고 서럽게 살아왔다. 당시 우리 국민들 중 보릿고개 넘기며 봄철에 쑥뿌리 먹으며 살지 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에게 ‘가난’은 ‘비천’한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과업이었고, 우리 국민은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근면과 노력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오늘날 잘 살게 된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성 의원은 “비천한 집안에 태어났다고 해서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천했어도 바르고 올곧게 살며 존경받는 국민들을 모욕하지 말라”라며 “우리는 비천하게 살았어도 형과 형수에게 쌍욕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권변호사 운운하며 조폭 및 살인자들을 변호하고 떳떳하다 우겨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면 약자 편에 설 줄 알아야 하는데, 천문학적 대장동 이익을 7명에게 몰아주는 몰염치한 행정 행위야 말로 비천한 것”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진흙 속에서 핀 꽃이 왜 존경을 못 받는지 스스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과거를 덮으려 애쓰는 모습이 더 비천해 보인다”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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