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조선, 올해 수주 1위 중국에 내줄 듯…고수익선박 선별수주 여파

중국 1∼11월 수주 점유율 48.7%로 1위…컨테이너선 발주 증가 영향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은 한국이 압도적 1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한국 조선이 전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줄 전망이다.

올해 중국이 주력하고 있는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급증한 영향이다.

다만 한국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2∼3년간의 수주잔고(남은 건조물량)를 채운 터라 양적 수주량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 조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천498만8천224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중국은 이 중 2천191만8천790CGT를 거머쥐며 점유율 48.7%로 수주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1천695만7천415CGT(37.7%)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을 500만CGT 차이로 앞서면서 올해 수주 1위 타이틀은 중국이 가져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극심한 조선업 불황이 닥쳤던 2018년부터 3년간 전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중국은 해상운임 급등에 따라 발주가 작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컨테이너선 수주를 싹쓸이하면서 한국을 추월할 수 있었다.

중국은 올해 1∼11월 컨테이너선 발주량 1천910만3천190CGT의 59%인 1천126만3천944CGT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이의 절반이 조금 넘는 659만6천281CGT(34.5%)를 수주해 전체 수주량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컨테이너선은 초대형 규모나 친환경 연료 추진선을 제외하고는 건조가 어렵지 않아 중국이 주력하고 있는 선종이다. 다만 수익성은 크지 않다.

한국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반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선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다.

LNG 운반선은 같은 기간 전세계에서 592만3천793CGT가 발주됐는데 한국은 91.0%인 538만8천722CGT를 수주했다. 중국의 수주는 53만5천71CGT(9.0%)에 그쳤다.

LNG선은 LNG가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선종 중에서 가장 가격이 비싸다.

최근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대부분 발주되는 LPG 운반선도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70.4%에 달했다. 중국의 수주율은 18.3%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빅사이클'을 맞아 발주가 많이 증가했고, 도크(건조공간)가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고수익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했다"면서 "2∼3년치 수주잔고를 채운 상황에서 양적 수주량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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