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막판 고민도 커진다. 배당기준일(28일)까지 보유하면 배당금을 챙길 수 있지만, 곧바로 다음 날 주가가 하락하는 배당락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때문에 배당금 뿐만 아니라 향후 주가 흐름까지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
━
배당주, 어떤 종목 사야 할까?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올해 배당 추정치를 내놓은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증권 (8.10%)이었다. 현대중공업지주(7.31%)와 NH투자증권(7.27%), 우리금융지주(7.10%)가 뒤를 이었다.
금호석유(6.48%)와 포스코(5.83%)의 배당수익률(2일 종가기준)도 높았다. 다만 이들 업체는 전고점에 비해 주가가 많이 내려가는 바람에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3일 종가 기준 금호석유는 전고점(5월 6일) 대비 42%, 포스코는 전고점(5월 10일) 대비 31% 하락했다. 배당수익률은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이므로, 주가가 낮아지면 수익률은 높아진다.
때문에 단순히 배당수익률로 줄을 세워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당액이나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했다가 배당락일 이후 낙폭만큼 주가가 향후 회복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수 있어서다.
배당수익률 5% 이상 종목리스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5.85%였던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당시 배당기준일(2020년 12월 28일) 3만5850원이었던 주가는 배당락일(12월 29일) 직후 3만4100원으로 5% 정도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지난 1월 7일 3만7000원을 기록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5.84%였지만 배당기준일 이후 주가는 8%가량 하락했다. 이후 실적 악화로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 2분기에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배당주에 투자할 때도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살피는 ‘옥석 가리기’가 필수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배당률은 물론 해당 주식의 향후 실적 등 업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예컨대 증권주의 경우 올해 배당을 많이 준다지만 내년 주식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이 후하면서 주가 흐름도 좋을 종목으로 은행주와 산업재주 등을 꼽았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이 좋아질 하드웨어와 기계 조선 등 산업재 쪽을 추천한다"며 "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은행주 역시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편 부장은 "은행주와 업황이 개선될 포스코, 가스공사 등도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까지 고려할 때 괜찮을 듯하다”고 했다.
━
배당주 살 최적 시점은
배당주를 살 최적의 시점은 이달 중순(배당락 7~15일 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이 2011년 이후 배당락 20일 전~1일 전까지 총 20개 시점에서 종가 매수를 기준으로 배당수익률과 주가 등을 분석해 낸 보고서(‘연말 배당주, 언제가 중요’)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배당락일 16~20일 전에 주식을 사면 총수익(주가수익+배당수익)이 높지만 오랜 기간 동안 주가 변화에 노출되는 등 리스크가 커진다. 반면 배당락일에 임박해(배당락 1~6일 전) 매수하면 배당락일의 주가 하락이 배당수익률을 상쇄해 전체 수익이 줄 수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위험과 수익을 고려하면 12월 둘째 주 후반과 셋째 주 사이가 균형 잡힌 매수 시점”이라고 말했다.
━
언제 팔면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나.
배당주를 샀다면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매도 시점은 언제일까. 배당락일(29일) '전(前)이냐 후(後)냐'가 문제다. 이를 가를 변수는 주가다. 주가 오름폭이 배당률보다 높다면 배당락 전에 파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민규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3.8%를 넘는 ‘초고배당주’의 주가가 배당락 전에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오르면 배당받기보다는 배당락 전에 파는 편이 낫다”며 “주가가 올랐더라도 배당수익률만큼은 아니거나, 주가가 하락한 초고배당주는 배당락일에 배당을 받고 파는 게 분석 결과 유리했다”고 말했다.
다만 배당수익률이 2.4~3.8%로 적당히 높은 ‘일반 고배당주’는 초고배당주보다 천천히 매도할 것을 조언했다. 1월 정도까지 주가의 회복 흐름을 보면서 파는 게 낫다는 말이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