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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노동인식·설화 많아 아직 미덥지 않아"…2030에 윤석열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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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청년 구애 행보…청년들은 노동·젠더공약 비판 집중

이수정 영입엔 기대감…'이준석 패싱'에 진정성 의문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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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노선웅 기자 = 청년 표심을 향한 거대 양당 대선주자들의 구애가 치열하다. 청년들을 겨냥한 공약뿐 아니라 청년인재 영입, 관련 현장을 찾는 행보가 연일 경쟁하듯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2030의 눈길은 싸늘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2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2030 응답자 중 '지지하는 대선후보가 없다' 또는 '모름·무응답'에 답한 비율은 36%(18~29세), 32%(30~39세)로 다른 나이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2030 의견을 직접 들어본 결과 답변의 많은 부분이 노동·젠더 공약에 집중됐다. '청년 정치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신경전도 언급됐다. 비정치인 출신인 점에 대해선 답변이 갈렸다.

◇주 52시간제·최저임금 '비현실적' 발언 논란…"구시대적 발상"

윤 후보는 최근 중소기업을 방문한 현장에서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을 '비현실적'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 후보 측은 탄력적 운영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지만 청년 세대들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혜인(26·여)씨는 "주 52시간제 폐지를 공약으로 만든다면 뽑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도 힘든데 폐지하면 난리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인 오모씨(28·남)는 "근무시간을 더 줄이거나, 시급을 더 주지 못할망정 폐지를 운운하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했다.

아르바이트생인 김모씨(28·여)는 "그나마 최저임금 덕에 아직 취업을 못했어도 알바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다"며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최저임금도 제자리였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장모씨(33·여)는 "엄밀히 따지면 (법정근로시간 기준) 주 52시간제가 아닌 주 40시간제가 정착됐어야 했는데 안 되고 있는 상황 아니냐"며 "'주 120시간 노동' 발언도 그렇고 사용자 입장에 치우쳐진 거 같다"고 말했다.

◇여야 젠더공약 비판 "정권 잡겠다고 분열 부추겨"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성폭력처벌법에 무고죄를 신설해 남용을 막겠다고 했다. 여가부 개편은 이재명 후보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2030 여성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젠더 문제가 선거에 "이용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양수민(27·여)씨는 "이대남 표심을 챙기기 위한 반여성주의 노선은 그만 뒀으면 좋겠다"며 "반페미니즘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권 잡겠다고 국민 분열을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1·여)는 "공약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 불쾌하다"며 "대선후보들이 젠더 갈라치기의 스피커가 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합류한 것을 놓고 기대감을 드러내는 답변도 있었다. 직장인 A씨(35)는 "오늘날의 여성 문제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공약을 만들기 위해 이 교수를 영입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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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충청권 민생투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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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미덥다" vs "오히려 믿음"…가족 논란보다 '이준석 패싱'

윤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정치 경험 없이 대선후보로 직행했다. 이를 놓고 비정치인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교차했다.

직장인 김환(28·남)씨는 "정치경험이 없는 사람이 여론과 당원들에 힘입어 대선후보가 된 게 아니냐"며 "대선 나오기 전에 공부한다고 특강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을 노출했는데 그게 더 못미덥더라"고 했다. 취업준비생 김윤정(28·여)씨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과 관련한 논란이 많고 수습하는 모습이 반복되니 불안하고 위태로워보인다"고 했다.

반면 대학원생 박준규(28·남)씨는 "소신이 있고 능력 있어 보여서 다른 기성정치인들보다 믿음이 더 간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씨(39·남)는 "너무 솔직한 발언들이 논란이 되는 거 같은데 오히려 계산적이지 않은 것 같아 호감"이라고 했다.

부인 김건희씨와 처가 등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답변은 많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학생 오모씨(26·남)는 "(의혹의 내용을) 잘 모르겠다"며 "입시 비리나 부동산 투기 같은 게 아니라 크게 와닿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선대위 구성 등을 놓고 불거진 '이준석 패싱' 논란이 언급됐다. 직장인 김모씨(35·남)씨는 "이준석 대표가 자기보다 어리니까 무시하는 걸로 보였다"며 "그런 후보가 어떻게 진정성을 갖고 청년 정책을 펼칠 수 있겠나 싶더라"고 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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