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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일상회복 '4주 멈춤' 곳곳 지뢰밭…한 달 뒤 재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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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경각심에 오미크론까지…실효성 의문

연말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계획 달라져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고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으로 방역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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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정부가 고심 끝에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6일부터 4주 간 코로나19 백신 접종력과 상관없이 수도권 6명, 비수도권은 8명까지만 사적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대상도 확대된다. 식당과 카페, 학원, PC방, 영화관 등에 방역패스가 강화되고 내년 2월 1일부터는 방역패스 예외 연령대를 만 18세에서 11세로 낮추기로 했다.

쏟아지는 위중증 환자를 고려했을 때 더 강화된 대책이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의 대책이 최선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상황이 어찌됐든 현재의 유행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패스 참여와 기본수칙 준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따라서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유행을 잠재우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당장 강화된 백신패스가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국민들의 경각심이 낮아져 있는 만큼 모임 자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연시 모임이 이미 계획돼 있는 직장인들은 벌써부터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회사에서 연말 회식은 테이블 쪼개 진행하는 얘기가 나온다"며 "방역수칙이 강화돼도 사적 모임이 줄어들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일정 시간 계도기간을 갖겠다고 했지만 광범위한 방역패스 대상 시설을 모두 모니터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대책에 대한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표한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국민들에게 '위기상황'이라는 메시지가 필요했지만 시기는 늦었다"며 "사적 모임 제한이 10명에서 6명이 됐다고 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체 확진자의 60%가 넘는 소아·청소년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도 문제다. 방역당국은 위중증 환자를 줄이기 위해 60대 이상의 3차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접종률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소아·청소년 역시 부작용 우려로 예방 접종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설사 방역패스 강화가 효과를 발휘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이번 대책의 실질적인 효과는 최소 2주 뒤에나 발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 상황을 잠재우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2주 동안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방역 상황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에 상륙한 오미크론은 결과적으로 우세종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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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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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대응할 시간을 버는 것인데 이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인천 지역 부부의 거짓 진술이 드러나면서 밀접접촉자를 최소한으로 줄이는데 실패했다. 일각에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해당 지역사회에 오미크론이 퍼질 대로 퍼졌다면 수도권에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백순영 명예교수는 "오미크론이 발생하면 폭넓게 진단검사를 해서 바로 격리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역학조사 역량이 부족해서 진단과 조기치료가 늦어지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많은 감염자의 유전체를 분석한 후, 델타 변이가 아닌 바이러스가 검출된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연말연시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일상 회복, 즉 위드코로나가 재개될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점검기간을 보낸 뒤 다시 방역 위험도를 따지기로 했지만 이 기간이 지난다고 해서 다시 방역수칙이 완화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사실상 위드코로나에 중대 고비가 온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일상회복이 지금 가장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고 모두가 염원해 온 일상회복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며 "기본 방역수칙은 항상 실천해주시고 연말에 계획하신 만남이나 모임도 가급적 뒤로 미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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