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새 먹거리 찾자”…사업 재편하는 식품업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존 사업 분할·M&A 통해 신성장동력 찾기

건기식·축산·가공육·건강특수식 등 강화 나서



아주경제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전문성을 키우거나 다른 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포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건강사업부를 분할해 헬스케어 전문 기업 ‘CJ웰케어’를 설립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1월 그룹 중기 비전을 발표하며 ‘웰니스(Wellness·행복하고 건강한 삶)’를 4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은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분할 예정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CJ웰케어는 식물성 프리미엄 유산균과 스페셜티(고부가가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의 건강사업 분할은 매년 성장하고 있는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에 4조4000억원에서 2019년 4조6000억원, 지난해에는 4조9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을 넘기고 2030년엔 25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유업도 지난 10월 건기식 판매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을 세웠다. 이번 분할로 건기식 관련 마케팅, 판매를 비롯해 연구·개발(R&D) 부문까지 독립하게 됐다. 물적 분할 배경에는 매일유업이 건기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깔려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10월 론칭한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의 인기를 통해 가능성을 봤다. 셀렉스는 출시 1년 만인 2019년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 5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작년 매출액을 넘어섰다.

매일유업은 베이커리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CK디저트사업부문을 분할해 엠즈베이커스를 설립했다. 그동안 내부에서 키워온 베이커리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다. 앞서 매일유업은 베이커리 카페 등과 협업해 빵과 롤케이크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 축산 힘주고 가공육 확장하고

축산·가공육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기업도 있다.

동원그룹은 9월 계열사인 동원홈푸드 산하에 축육 부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동원홈푸드 축육 부문은 기존 동원홈푸드 금천사업부와 최근 동원그룹이 인수한 축산기업 세중을 통합해 새롭게 발족한 사업 부서다.

동원홈푸드는 축육 부문을 통해 금천사업부가 가진 유통망과 물류시스템에 세중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수입육에 대한 가공·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작년 기준 연매출 5500억원의 축산물 사업을 올해 연매출 8000억원 규모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동원홈푸드 축육 부문 대표로 강동만 동원F&B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강 대표는 12월 1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축산물 사업 강화를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대상은 가공육 사업 확장에 나선다. 대상은 지난 11월 기존 육가공 사업부를 분할해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했다. 자본금은 265억원을 출자했다. 대상델리하임은 기존 육가공 사업부 조직과 생산공장을 넘겨받아 사업을 펼친다. 기존 브랜드인 우리팜, 잇츠팜 등 햄 브랜드를 비롯해 육가공 제품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대상델리하임 설립 이유는 대상그룹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가공육 사업을 꼽았기 때문이다. 대상홀딩스는 최근 육류 가공과 육류 유통 사업을 전개하는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를 인수했다. 대상홀딩스의 자회사 대상네트웍스는 동네 정육점의 신선한 고기를 한 시간 내로 받을 수 있는 정육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고기나우’의 시범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M&A로 시너지 극대화 노린다

다른 업체와 M&A를 통해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 기업도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11월 건강·특수식 전문기업 닥터키친과 합병했다. 각 사업 분야의 전문적 경영을 위해 프레시지는 정중교 대표 단독 대표 체제에서 박재연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프레시지는 밀키트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보유한 신선 HMR 분야 1위 기업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2만6446㎡(8000평) 규모의 HMR 전문 생산시설에서 500여종에 달하는 간편식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이번 합병을 통해 신규 사업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닥터키친은 제품 생산량 증대와 판매 채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간편식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시리즈 D단계의 신규 투자 유치를 진행해왔다. 지난 11월 투자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 제품군 확대, 자동화 설비 도입 등 인프라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bhc그룹은 11월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액은 2500억원대로 알려졌다. bhc그룹은 패밀리레스토랑까지 보유한 외식종합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bhc그룹은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치킨을 비롯해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 창고43, 순댓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족발 전문점 족발상회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사업 구조와 체질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식품업계의 사업 재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