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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드라마 같았던 尹·李 '울산 회동' 막전막후…당 전체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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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울산 회동'서 극적 타결…내홍 봉합하고 '김종인 영입'까지

'물밑 설득' 숨 가빴던 野…"이준석 띄운 도전, 윤석열 통 크게 수용"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친 뒤 두 손을 맞잡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2021.1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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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이 대선정국 한복판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내부 갈등이 절정에 달한 순간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울산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되더니 한 순간에 국민의힘의 내부분열도 봉합됐다. 마치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화해한 뒤 언제 싸웠냐는 듯이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모습과 같았다. 여기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잇단 '집안싸움'이 터지면서 한 달째 진통을 앓고 급기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역전당하면서 위기감이 극에 달했던 국민의힘으로서는 당이 공중분해 직전에 기사회생한 격이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합의'는 이준석 대표의 벼량 끝 전술과 윤석열 후보의 포용력이 맞물려 성사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신경전을 벌이다 극적으로 화해하는 외견을 연출했지만, 물밑에서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과 조력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3일 저녁 울산 울주군의 한 음식점에서 2시간 동안 김기현 원내대표만 배석한 가운데 '담판 회동'을 하고 선대위 인선과 권한 배분, 운영 방향 등에 전격 합의했다. 윤 후보는 합의문 발표 직후 "지금 막 김종인 박사께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파격적인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둘은 지난달 29일 이 대표가 '패싱 논란'으로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한 이후 냉랭한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윤 후보는 당일 오전까지 이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했고, 이 대표도 윤 후보와의 만남을 거부했다. 불과 반나절 만에 화해를 넘어 '김종인 영입 카드'까지 타결된 셈이다.

'준비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랐지만, 실상은 '정치적 모험'에 가까웠다는 것이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 대표가 잠행한 이유는 '김종인 영입'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퇴출'이 목적이었지만, 윤 후보가 막판에 '포용력'을 발휘할지는 사실상 아무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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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2021.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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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잠적 이틀째(1일)부터 김기현 원내대표와 소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복귀 조건으로 '김종인 영입'을 제시했고, 김 원내대표는 극비리에 중재자 역할을 하며 3일 울산 회동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3일 오전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김 원내대표가 윤 후보와 교감한 것으로 안다"며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한껏 치켜세우며 입장이 달라진 것도 이때였다"고 했다.

'윤석열 사람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과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재원 최고위원은 울산 회동 전날인 2일 밤 김종인 전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가 '윤핵관' 전언을 둘러싼 오해를 풀고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를 간곡하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의 자택을 찾아 설득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판단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종지부는 윤 후보가 찍었다. 윤 후보가 '윤핵관 파문'으로 촉발된 당 대표 패싱 논란을 직접 매듭짓고, 선대위를 '김종인 원톱 체제'로 돌려놔야 한다는 결단을 내리고 울산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3일 선대위 비공개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바로 이 대표를 만나고 끌어안으시라'는 다수 의견을 들은 뒤 '그렇게 합시다'라고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사실상 이 대표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결과가 만들어지면서 '내홍 봉합'과 '김종인 영입'이 일거에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윤 후보는 이튿날인 3일 이 대표와 부산에서 합동 유세를 하면서 "선거운동 기획에 대해 우리 이 대표에게 저는 전권을 드릴 생각"이라며 "이 대표가 뛰라면 뛰고, 어디 가라고 하면 갈 것"이라고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의 정치적 도전과 윤석열 후보의 통 큰 결단이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 울산 회동 성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선대위가 완성감 있게 닻을 올리는 드라마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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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1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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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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