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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프랑스 유도 금메달리스트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했다"…무죄 판결에 대중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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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프랑스의 유도선수 마고 피노. [사진=마고 피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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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프랑스의 한 유도선수를 향해 폭력을 행사한 남자친구가 무죄 판결을 받자 국민들이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2020 도쿄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마고 피노(27)가 지난달 28일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남자친구이자 트레이너 알랭 슈미트(38)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마고 피노는 주로 유도 여자 70kg 이하급 경기에 출전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피노는 슈미트와 말다툼을 하던 도중 그가 자신에게 언어폭력을 가했으며, 땅에 엎드리게 한 채 목을 조르는 등 반복적인 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이웃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탈출한 피노는 경찰에 이를 신고했으며 슈미트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어 지난 1일 슈미트는 법원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연인 간의 싸움이었다"며 쌍방 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은 매우 심각한 폭력이라며 슈미트에 대해 징역 1년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슈미트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판사는 예비 심문 절차 중 "검찰의 기소를 계속해야 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법원은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가려낼 수 없다"고 판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피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멍 등의 상처가 난 얼굴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또 "아파트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계속됐다면 내가 죽었을 것"이라며 "아마 유도를 했기 때문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처럼 이야기할 수 없는 여성들과도 생각을 같이한다"고도 적었다.

이 사진이 공개된 후 프랑스 사회에는 파문이 일었다. 피노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던 유도 대표팀 선수들은 피노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록사나 머러치네아누 스포츠 장관 역시 "이번 일의 희생자는 분명히 피노"라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또 프랑스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도전을 선언한 사회당 (PS) 소속 안 이달고 파리시장 역시 피노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받은 슈미트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술을 마신 뒤 이스라엘로 떠나기 전에 문서들을 출력하려고 피노의 집에 들렀는데, 그녀가 먼저 몸을 내 쪽으로 던지며 싸움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로 벽과 래디에이터, 문 등에 서로를 밀쳤을 뿐 나는 주먹질을 하지 않았다"며 "(나는) 피노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언론의 린치에 당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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