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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고척돔서 소원 성취, 최지만 “꿈을 이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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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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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과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1루 베이스가 아닌 투구판을 밟았다. 오른손에는 로진을 듬뿍 묻혔다. 아마추어 시절 이후 프로 무대서 단 한 번도 서지 않았던 마운드,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가 아닌 고척스카이돔에서 꿈을 이뤘다.

최지만은 4일 고척돔서 열린 ‘2021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앞서 “정확한 라인업이 나오지는 않았는데 오늘 선발로 등판한다. 여기서 꿈을 이룬다”면서 “아무래도 국내 선수들을 많이 알지는 못한다. 상대 타자를 꼽기는 어렵지만 나와 허벅지가 비슷한 조상우를 꼽겠다”고 웃었다.

최지만은 지난 2009년 동산고 졸업 후 혈혈단신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마운드에 오를 일이 있었다고 해도 미국에서는 줄곧 배트만 잡았다. 타격 잠재력이 뛰어난 유망주로 손꼽히면서 LA에인절스, 뉴욕양키스, 밀워키 등 팀을 옮겼다.

미국 입성 11년 차가 된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꽃을 피웠다. 빅리그 최고 투수 게릿 콜의 천적이 되면서 관심을 받았다. 배트 던지기와 다리찢기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 명예의 전당에 유니폼도 기증했다. 최근에는 구단과 연봉 320만달러(약 38억원)에 합의하기도 했다. 최지만은 “좋은 계약 했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나를 배려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봉액수가 증명하듯 최지만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구판을 밟았다. 자선대회인 만큼 포지션 파괴는 예상했던 일이다. 투수 고우석과 정우영, 임찬규(이상 LG)는 물론 이의리, 정해영(이상 KIA) 등이 그라운드 내·외야로 나섰다. 대신 최지만이 마운드에 올랐다. 최지만은 “여기서 꿈을 이룬다”고 웃었다.

포수 강백호와 호흡을 맞춘 최지만은 캐치볼을 하듯 가볍게 몸을 풀었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 뒤에는 묵직한 공을 던졌다. 어색하다는 듯 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꿈꿔왔던 ‘투수 최지만’을 최대로 만끽했다.

사진=뉴시스

고척돔=전영민 기자 ym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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