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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복귀, 팬들이 확인하게 될 '진짜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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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경기장 안팎에서의 '프로의식' 중요해

이승우가 전격적으로 국내 무대에 진출하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는 지난 3일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승우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오마이뉴스

▲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이승우(23)가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에 입단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인 그는 '고향 팀'인 수원FC에서 K리그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사진은 이승우. ⓒ 수원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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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유소년 시절부터 '코리안 메시'로 불리우며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을 거쳐 2017년 이탈리아 엘라스 베로나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2019년에는 벨기에 리그 신트트라위던에 입단하며 포르투갈 임대를 다녀오기도 하는 등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왔다. 국가대표로도 AFC U-16 챔피언십, 2017 FIFA U-20 월드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각급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성인팀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지난 달에는 신트트라위던과 계약이 해지됐다. 이승우의 진로를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무성했지만 최종적으로 유럽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대신 K리그행을 선택했다. 수원FC는 "이승우의 영입으로 다양한 경험과 젊은 패기를 앞세워 내년 시즌 확실한 공격축구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때 최고 유망주였던 이승우는 어느덧 23세가 됐다. 더 이상 경험을 쌓아야 할 어린 선수가 아니라 증명이 필요한 성인 선수다. 이미 이승우와 비슷한 또래에 1군무대에서 자리를 잡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현재의 이승우에게 가장 중요한 새 팀의 조건은, 그저 첫째도 둘째도 이승우가 경기에 꾸준히 나설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런 면에서 K리그행은 현재로서는 이승우에게 그나마 최선의 선택지였다고 볼 수 있다.

이승우가 유럽무대에서 실패한 이유로는 흔히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의 출전 정지 문제가 첫 손으로 꼽히곤 한다. 당시 바르셀로나 구단이 유소년 해외 이적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모든 활동을 금지당하는 징계를 받으면서 실제로 이승우도 2년 가까이 실전 경험을 쌓지 못하고 허비해야 했다.결과적으로 이는 이승우의 성장에 큰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이승우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인 3인방으로 꼽히며 바르샤에서 함께 활약했던 백승호, 장결희 등도 결국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모두 한국무대로 돌아온 상황이다.

하지만 이승우에게 이후로도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마냥 부족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후 유럽 여러 리그에서 다양한 팀들을 거쳤지만, 그 어느 팀에서든 단 한번도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다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리그와 팀을 선택한 것도 문제였지만, 이승우의 적응력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유소년 시절부터 화려한 기술에 비하여 단점으로 거론되었던 빈약한 피지컬과 몸싸움, 거칠고 불안정한 멘탈 문제를 극복해냈다는 신뢰를 심어주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또한 이승우는 언제부터인가 축구실력보다 경기 외적이 문제로 화제에 오른 경우가 더 많았다. 그의 행동을 무조건 옹호하는 과도한 극성팬덤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시절에는 현지 언론으로부터는 '바르셀로나 시절의 과거에 젖어있다'며 혹평을 받기도 했고, 소속팀 감독들과도 잇달아 갈등에 휩싸였다. 이승우는 유럽에서 수많은 감독들을 거쳤음에도 이중 케빈 머스캣 감독이 이끌었던 2019-20시즌 초반에만 잠깐 중용되었을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외에 유럽에서 만난 모든 팀의 감독들은 하나같이 이승우를 그다지 신임하지 않았다. 이승우가 훈련태도나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불성실한 모습으로 눈밖에 났다는 이야기가 수시로 흘러나왔다. 한 두번이라면 오해나 환경 탓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다면 이승우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다.

한국무대에서의 이승우는 그야말로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직 이승우가 실전 한번 뛰어보지 못한 상황임에도, 벌써부터 그를 바라보는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유럽에서 초라하게 실패한 선수를 왜 영입했느냐'는 비판에서부터, '그래도 한때는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초특급 유망주'라는 기대까지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승우라는 이름이 주는 화제성이 아직 높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한국무대에서 뛴다는 것은 이승우에게도 일장일단이 존재한다. 유럽에서 오랫동안 활약해 왔지만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한 이승우에게 모국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크다. 반면 미디어의 지나친 관심이나 팬들의 극성스러운 반응을 필터없이 직접 겪어야 한다는 것은 이승우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승우가 이적과 함께 새로운 팀에서 가장 먼저 증명해야 할 것은, 실력만이 아니라 결국 경기장 안팎에서의 '프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수원FC구단도 이승우를 영입하면서 화제성만큼이나 다양한 구설수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을 것이다. 이승우는 과거의 명성이나 이름값을 내려놓고 수원FC에서 오직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팬들은 그가 잘하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진정성 있게 성실히 축구와 팀에 전념하는지' 과정을 더 지켜볼 것이다.

이승우로서는 더 이상 적응이나 시행착오를 핑계로 허비할 시간은 없다. 축구선수로서의 인생은 짧고, 시간이 언제까지 이승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팬들과 언론 역시 이승우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섣부른 선입견도 잠시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이승우의 도전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국내 축구팬들이 가까이서 직접 확인하게 될 '진짜 이승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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