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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온라인 판매 허용? 무늬만 합의, "안되거나, 최소 2~3년 걸려" [뉴스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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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픽: ‘한걸음’ 못 간 ‘한걸음 모델’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단초점 안경의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한걸음 모델’로 불리는 갈등 조정 체계를 통해 도수가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내용에 관해 이해관계자끼리 논의했고, 합의를 마쳤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도수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는 구입하기는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도수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 구매해도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연구 용역을 우선 실시해보겠다’는 게 사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이라서다. 실제 합의 당사자들은 “이견이 좁혀지진 않았다”는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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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시력검사를 제공하는 미국 와비파커의 ‘버추얼 트라이 온’ 서비스. 소비자가 자신의 얼굴 사진에 안경을 가상으로 씌어볼 수 있게끔 구현했다. [자료: 와비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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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의 시작점은 2019년이다. 당시 ‘라운즈’라는 회사는 가상 착용기술을 이용한 단초점 안경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내용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현행법상 눈 건강 우려로 금지돼 있다는 이유로 샌드박스 통과는 보류됐다. 대한안경사협회와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는 ‘라운즈’ 사이에 갈등이 생기자 정부는 지난 6월 한걸음 모델 과제로 이를 선정했다. 한걸음 모델은 ‘타다’와 같이 신사업으로 갈등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 상생안을 도출하는 사업이다.

지난 7월부터 라운즈와 안경사협회ㆍ기재부ㆍ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8차례 공식 회의를 가졌고 29일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가 국민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보건복지부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진행하겠다 ▶가상으로 안경을 착용하는 기술을 현재 안경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양측이 협업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연구 뒤 재논의’ 결론이 합의 도출?



쉽게 말해 합의의 핵심은 ‘복지부에서 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협회와 라운즈가 참여해 가상 시력검사의 안정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내년 초 연구ㆍ용역을 발주하고 온라인 안경 도수 측정이 부작용은 없는지, 이를 통해 도수를 맞출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진 않는지를 검증한다. 검증이 모두 끝난 뒤에 문제가 없으면 다시 협의를 이어가고, 온라인 판매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업계는 도수 있는 안경의 온라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거나, 되더라도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 용역 결과가 나와도 이 사업을 규제 샌드박스에 넣어 실증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후 법 개정 절차도 거쳐야 해서다. 따라서 앞으로 최소 2~3년간 안경 온라인 판매는 기대하기 힘들다.

안경사협회 관계자는 “단초점 렌즈 전자상거래에 관해 우리 입장이 변한 건 없다”며 “이번 합의는 상생과 관련한 것이지 도수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 팔 수 있다는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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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안경사협회 대전안경사회 관계자가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온라인 안경 판매를 반대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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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즈 측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라운즈 관계자는 “도수 있는 안경 판매에 있어서는 크게 바뀐 부분은 없는 것 같다. 협회와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며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는 등 3년여간 노력했는데 앞으로 또 지난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상생안에 관해서는 협의가 됐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들 입장에선 진전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상생안이 만들어지는 등 한 걸음은 나아갔다”고 자평한다. 라운즈는 안경테 가상 착용기술을 오프라인 안경점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이용하면 안경점이 안경테를 실제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다양한 안경테를 고객에게 가상 착용해보도록 할 수 있다.



하동 알프스도, 도심 공유숙박도 ‘맹탕’



기재부는 지난해부터 한걸음 모델을 시행하면서 상생 해법을 찾는다고 했지만, 이처럼 흐지부지한 결론이 반복되고 있다. 중재에 나선다고 해도 강제성이 없어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좁히지 못해서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1년여 논의 끝에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 한걸음 모델 결과를 발표했는데 결과는 “원점에서 주민 의견 충실히 수렴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도심 공유형 숙박도 마찬가지였다. 공유숙박업체와 기존 숙박업계가 만나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지난 6월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협의를 이어간다”는 게 골자다. 이 때문에 문체부 주재로 민·관 협의체를 만들고 비슷한 논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한걸음 모델에 이해관계자로 참여한 국내 공유숙박업체 위홈 측은 “기재부 논의가 문체부에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세종=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정진호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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