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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주린이 투자설명서] 내가 들고 있는 기업이 유상증자 한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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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주식 뉴스는 많지만 주린이('주식+어린이'의 합성어)를 위한 맞춤 뉴스는 흔치 않습니다. 잘 몰라서, 물어보기 민망해서 그냥 넘어간 경우도 적지 않았을 텐데요. 코스피3000 시대를 맞아 '금융 투자'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정보만을 모았습니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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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라면 '유상증자' 공시를 심심찮게 봤을 텐데요. 유상증자는 돈이 필요한 기업이 자금을 만들어 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방식인데 공짜로 나눠주면 무상증자, 돈을 받고 팔면 유상증자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신주를 나눠주는 무상증자와 달리,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데요.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살 수도 있고, 신주를 인수할 권리를 타인에게 팔 수도 있습니다. 유상증자 후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 이 경우 신주를 배정받지 않거나 인수권을 팔지 않았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 유상증자는 어떻게 받나요?

유상증자는 △주주배정방식 △일반공모방식 △제3자배정방식 등을 통해 진행됩니다. 주주배정방식이란 기존 주주들에게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인데요. 신주인수권이란 증자를 위해 신주를 발행할 때 우선적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일반공모방식은 구주주들이 포기한 신주인수권을 불특정 다수에게 청약 형태로 열어주는 것이고요. 제3자배정방식은 보통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분이나 경영권을 특정인(회사)에 넘겨줄 때 활용됩니다.

유상증자는 이 가운데 한 가지, 또는 혼합 방식으로 배정하는데요. 기존 주주라면 주주배정방식을 100% 활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신주를 받으려면 공시에 명시된 '신주배정기준일' 전에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주식시장에서 기준일이라는 것은 보통 2거래일 전을 의미하는데요. A주식의 신주배정기준일이 2021년 12월 3일인 경우 12월 1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주주명부에 등록이 됩니다. 참고로 2거래일이란 주식거래가 가능한 평일을 기준으로 세어야 합니다.

이렇게 A주식의 주주가 됐다면 12월 2일에는 권리락이 발생합니다. 권리락이란 '신주 취득 권리가 없어진 구주'인데요. 기본적으로 증자를 하면 주가가 희석이 됩니다. 전체 주식 수가 100주였던 A사가 100주를 유상증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가운데 내 주식이 10주였다면? 이전에는 지분이 10%였지만 증자 후에는 5%로 떨어질 것입니다. 권리락 가격은 증자 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감안해 결정하는데 보통 전일 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형성됩니다.

유상증자 후에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니 기존 주주로서는 달갑지 않을 소식일 텐데요. 이 때문에 유상증자는 현재 주가보다 10~30%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인수권리를 내어주는데요. 배정 가능 주식은 기존 주식 수에 비례해 한정됩니다. 신주배정기준일 전에 주주명부에 오른 주주들은 증권사에서 유상청약 관련 안내 문자를 받을 것입니다. 명시된 기간 안에 HTS·MTS에 접속해 유상증자를 신청하고 해당 증권계좌에 미리 돈을 입금해 두면 유상증자 참여 완료입니다.

◆ 신주인수권을 포기하고 싶다면?

새로 발행된 주식을 저렴하게 사서 만족하는 주주가 있는 반면, 새로운 주식을 유상으로 매입하길 원치 않는 투자자도 있을 겁니다. 이 경우 신주인수권을 팔 수도 있습니다. 신주인수권 매매는 구주주를 위한 유상증자 전 단계에 가능한데요. 유상증자 관련 공시에서 '신주인수권증서 상장기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신주인수권을 보유한 주주들은 이 기간에만 증권사 HTS·MTS를 통해 주식처럼 매도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가장 규모가 컸던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대한항공은 1월 25일 권리락 발생 이후 2월 16~22일 5거래일 동안 신주인수권증서를 상장시켜 매매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구주주 청약은 3월 4~5일 이틀 동안 진행됐습니다. 당시 대한항공의 신주인수권이 8000원대에 거래됐는데요.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을 보유하고 싶지 않다면 신주인수권을 매매해 즉각적인 차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다만 신주인수권을 싸게 사는 게 좋을지, 권리를 매도하는 게 이득일지는 신주 상장 이후에나 알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상증자 신주 가격이 당시 시세보다 25% 할인된 1만9100원에 발행됐습니다. 신주 상장일(3월 24일)에 대한항공 주식 종가가 2만675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구주주들의 주당 시세차익은 7650원입니다. 반면 신주인수권 매도 가격은 8000원대였으므로 이 경우엔 신주인수권 매도자들의 투자 수익이 나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악은 신주인수권을 들고 있으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도, 신주인수권을 매도하지도 않는 것인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신주인수권은 공지된 구주주 청약일 이후 소멸됩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 후에는 주식 수가 늘어나므로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부여하는 것이 신주인수권임을 고려하면 신주인수권을 활용해 손실분을 보전해야겠죠. 깜빡하고 방치한다면 손실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세요!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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