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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통업계가 분 단위 배송전쟁 돌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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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분 단위다···배송 전쟁 2막

풀필먼트로 배송거리 단축···’도심 풀필먼트’로 분 단위 배송까지

유통가, 적자 감안하면서 배송 전쟁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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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내일 저녁까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혹은 ‘지금 주문하면 내일 아침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 익숙하시죠? 이제는 너무 당연해진 당일배송, 새벽배송 덕에 3~4일씩 택배를 기다리던 때가 까마득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당일배송도 새벽배송도 아닌 ‘바로배송’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유통가가 시간을 넘어 분 단위로 배송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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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분 단위다...배송 전쟁 2막

쿠팡이 개척한 당일배송, 로켓배송 시장이 2시간 배송, 1시간 배송, 더 나아가 10분 배송까지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가 신선식품을 2시간 이내에 배송하고 있고, 같은 계열사인 롯데슈퍼는 1시간 내에 물건을 배송해줍니다. 1시간이면 직접 마트에 가서 물건을 보고 고르고 가져오는 시간보다 훨씬 빠른 것 같은데 그보다 더 빠른 배송도 있습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평균 45분에 배송을 해주고 있고, GS 편의점에선 평균 17분의 짧은 배송시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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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 배송 속도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빠른 배송 유통을 ‘퀵 커머스’라고 부르는데요. 온라인 쇼핑몰이 이처럼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이유는 물류센터가 도심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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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를 3~4일씩 기다리던 때에는 물류 허브를 이용해서 배송 기간이 굉장히 길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구매자가 인천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해 택배를 시키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그 택배는 인천에서 출발해 대전 허브에서 분류된 후 다시 서울에 사는 구매자에게로 배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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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는 서울에 사는 구매자가 인천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더라도 대전에 있는 허브를 거치지 않습니다. 인천에 위치한 쇼핑몰이 서울에 있는 물류 창고에서 서울에 있는 구매자인 ‘나’에게 물건을 보냅니다. 물건이 이동하는 동선이 훨씬 짧아져서 배송 기간도 단축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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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허브 아닌 풀필먼트로 배송 거리 단축···도심 풀필먼트’로 분 단위 배송까지

이때 서울에 위치하면서 쇼핑몰의 물건을 보관해주고, 주문이 들어오면 발송을 해주는 물류 창고 겸 발송 서비스를 ‘풀필먼트’서비스라고 합니다. 흔히 아는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이런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중요 거점 지역에 물류창고를 만들고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고객과 가까운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발송하는 거죠. 덕분에 3~4일 걸리던 배송 기간이 1일 내로 들어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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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GS리테일, 홈플러스는 이 풀필먼트를 더 많이, 더 미세한 단위로 만들어서 배송 시간을 시간 단위, 분 단위로 줄였습니다. 원래라면 거점 지역마다 하나씩 위치했을 풀필먼트를 서울의 구별로, 동별로 위치하게 만든 거죠.

물류센터가 많은 건 좋은데 구별로, 동별로 위치하면 임대료는 어떡하냐고요? 유통업체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나 롯데슈퍼가, GS리테일은 GS편의점이 오프라인 매장이자 온라인 판매용 물류센터가 되는 겁니다.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류센터가 없는 업체는 도심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주유소와 협업을 맺어 주유소를 물류센터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슈퍼, 편의점, 주유소에서 내가 배송한 물건이 출발하니 빠르게 도착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유통가, 적자 감안하면서 배송 전쟁 나선 이유는?

하지만 배송비가 너무 비싸다거나 물건 가격이 너무 비싼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요? 당분간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유통 업계가 배송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요즘, 더 이상 가격 경쟁으로 우위를 선점할 수 없다고 판단해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물건 자체의 가격을 낮추기는 힘들지만 축적된 데이터와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배송 시간을 단축시키고 배송 비용을 줄이는 건 가능하다고 본 것이죠. 앞서 설명했듯이 도심 곳곳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소비될 수 있는 상품을 골라내 재고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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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배송 전쟁에서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유통업계는 적자를 감안하면서도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현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빠른 배송 서비스를 누릴 수 있죠.

음식 배달업체들이 그랬던 것처럼 초반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프로모션으로 저렴한 배달비를 제공하다가 시장을 장악했다고 판단해 배달비를 확 올려버리면 어떡하냐고요? 아직은 배달전쟁 2막의 초기 단계라 유통업계가 배달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기엔 시기상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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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기업들은 배달 인건비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도심의 물류센터에서 소비자에게 배달해주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사람이 아닌 로봇이 대신하도록 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인데요. 배달의 민족에선 ‘딜리 드라이브’가, 세븐일레븐에선 ‘뉴비’가 배달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범 단계에 불과하지만 상용화된다면 배달 인건비가 획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겠죠?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적자를 보고 있고 배달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도 지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막 초입 단계에 들어선 ‘퀵 커머스’의 미래, 어떻게 될까요? 기업은 더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으로 비용을 줄이고,소비자는 같은 가격에 더 빠른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정현정 기자 jnghnjig@sedaily.com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조희재 기자 heej07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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