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이선빈 "워맨스 드라마 도전, 불편한 오해 생길까 걱정도"

일도 잘 되고 업무 환경도 좋고 거기에 함께 하는 동료까지 좋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하지만 이 삼 박자를 맞추기가 어디 쉬울까. 만약 그런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환상의 일터'일 것이다.

그래도 배우 이선빈에게 있어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은 앞서 언급한 '환상의 일터'에 가장 가까운 곳이 아니었을까. 이에 더해 화제성까지 꽉 잡고 연기력 호평까지 얻었으니 말이다.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인기와 관심을 얻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OTT(over-the-top) 드라마에 참여하는 것은 저도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래도 대본을 보고 시청자들의 공감 포인트가 많다는 생각은 했어요. OTT 드라마이다 보니 브랜드 노출도 되고 욕도 서슴없이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런 대사의 자유로움 덕에 더 시너지가 폭발하는 것도 있었죠."

이선빈은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예능 프로그램 작가인 안소희 역을 맡았다. 강지구(정은지), 한지연(한선화) 등과 호흡을 맞추며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워맨스를 완성했다. 그 케미스트리에서 빛을 발한 이선빈의 거침없는 말투에서 오는 매력은 덤이다.

"항상 인터뷰를 할 때 '다음은 어떤 작품을 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늘 사람냄새 나는 작품, 워맨스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정작 워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이 오니 굉장히 걱정되더라고요, 제 의도와 다르게 불편함을 주고 오해를 사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고요. 그래도 대본에 우리 세 사람의 이야기가 탄탄하게 엮어져 있었고 본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이날 인터뷰에서 이선빈은 '술꾼도시여자들' 대본의 매력과 함께 호흡을 맞춘 정은지, 한선화에 대한 극찬을 이어갔다. 특히 세 명 모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인 만큼 이 작품은 이선빈, 정은지, 한선화의 호흡이 처음이자 끝인 작품이기도 했다.

"대본을 처음 읽자마자 느낀 것이 같이 나오는 여배우 셋이 사람으로서 뭉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 셋이 따로 만나 리딩도 하고 밥도 같이 먹는 시간을 가졌죠. 따로 만난 그 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로 뭉쳤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너희는 내가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상으로 친해졌다'며 포기한 듯이 말씀하셨죠.(웃음)"

이처럼 이선빈은 어느새 '술꾼도시여자들'에서 물 만난 고기가 됐다. 실제로 그는 이 작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애정신을, 감정신을 소화했고 코믹신마저 완벽하게 해냈다. 그걸 가장 잘 보여준 순간은 대선배 박영규를 앞에 두고 속사포 욕을 하는 장면, 그리고 9화 내내 시청자들을 울린 장례식 장면이었다.

"전라도 사투리로 욕을 하는 장면은 대본을 받자마자 큰일 났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충남 사람인데 발음에 리듬을 신경 쓰고 표정연기까지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밥 먹을 때, 자고 일어나서도 그 대사를 바로 외웠어요. 그렇게 연습을 했는데도 본 촬영 때는 맨 정신에 못 하겠다고 술의 힘을 빌렸어요. 같이 촬영해 주신 박영규 선배님이 따뜻한 눈빛으로 리액션을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후 이선빈은 그의 감정 연기를 다시 보게 한 9화의 장례식 장면을 언급했다. "한 회를 통째로 그 장례식 이야기가 나왔다, 시청자들이 싫어하시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고.

"전 실제로 3일장을 치르는 중 알았어요. 촬영 기간도 정말 3일이었거든요. 한 회가 통째로 감정신이다 보니 잘못 하면 '왜 이렇게 징징대냐'고 할까봐 걱정했어요. 그리고 그 때 지연이와 지구가 함께 있었는데 실제로 은지, 선화 언니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보호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선빈은 '술꾼도시여자들'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그럼에도 그가 얻은 것 중 가장 귀한 것 두 가지는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정은지, 한선화라는 두 언니들을 만난 것이다.

"촬영 할 때가 굉장히 더운 여름이었는데 제가 작업을 하면서 정말 편했고 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생겼어요. 그리고 다른 배우들도 제 사람으로 만들어 열심히 사랑했는데 그 덕에 저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제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생겼죠.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좋아해주시고 저희의 의도를 잘 파악해 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진제공=이니셜 엔터테인먼트]

YTN star 곽현수 (abroa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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