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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몰랐던 안과 질환 찾아내는 '안저 검사' 언제 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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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병성망막병증 등 3대 실명 질환을 조기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으므로 40대부터 1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안저(眼底) 검사가 필요하다. 대한안과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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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교정을 위해 라식ㆍ라섹 수술을 받고자 안과를 찾았던 30대 남성 A씨는 검사하는 중 몰랐던 망막 질환을 발견했다. 평소 시력이 떨어지거나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이번에 안과를 찾지 않았더라면 진단을 늦춰 질환을 방치할 뻔 했다. 이처럼 젊은 환자나 다른 증상으로 안과를 찾아 우연히 안저(眼底) 검사를 받고 시신경이나 망막 이상을 발견하는 환자가 종종 있다.

안저 검사는 망막이나 망막의 혈관 상태, 시신경 유두 모양 등을 관찰하는 검사다. 망막은 눈 안쪽에 있어 대부분 산동제(散瞳劑)를 점안해 동공 크기를 크게 만든 후 진행한다. 그러면 안저 검사는 언제 받아야 할까. 이지혜 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우선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안저 검사를 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병이 생겨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뇨망막병증은 혈당이 높아 망막에 있는 미세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당뇨병 발병 시점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진단과 동시에 안과에서 안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지혜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이 없더라도 1년에 최소한 한 번씩 정기검진하고, 당뇨망막병증이 있으면 상태에 따라 수개월 간격으로 경과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해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부 부종이 생기거나 정밀한 혈관변화 평가가 필요하다면 안저 검사 외에도 다른 정밀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내장일 때도 진행 말기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아 자발적인 안저 검사가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점차 시야 결손이 생기는 질환인데, 진행을 막지 못하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기에 조기 발견해 치료할수록 제 기능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 높은 안압이 녹내장 발병의 주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보니 안압 검사를 녹내장 검사로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상 안압 녹내장과 같이 안압이 정상이어도 시신경 손상이 있을 수 있고, 안압의 높고 낮음만으로는 녹내장 여부를 알 수 없어 안저 검사를 포함한 여러 검사를 통해 시신경 상태를 관찰하여 녹내장을 진단하게 된다.

안압이 높은 적이 있거나, 40대 이상 연령, 젊더라도 녹내장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안저 검사해 시신경 변화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안과 수술 전후에 안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굴절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의 경우 시신경과 망막(특히 황반)에 병변이 있다면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수술 전에 안저 검사를 시행한다. 반면 백내장이 너무 심하면 안저 검사가 불가능하므로 백내장 수술 후 안저 검사를 시행해 시신경과 망막에 문제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전에 녹내장이나 망막 이상을 진단받았지만 진행된 백내장 때문에 정확한 안저 검사가 어렵다면 원활한 경과 관찰을 위해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안저 검사는 대부분 안과에서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으면서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라며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눈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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