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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고래? 메기?···보험판 흔들 카카오손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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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이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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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 /사진=머니투데이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해보험 자회사(이하 디지털손보) 본인가 신청이 이달 1일 진행됐다. 카카오페이의 기대보다 한 달 이상 미뤄진 시간표다. 연내 본격 출범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내년 초 출범이 유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보험업권의 긴장은 여전히 높다.

강력한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연계한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카카오 모빌리티나 카카오커머스 등 다른 계열사들와의 협업 서비스도 무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카카오페이 디지털손보 설립을 주도했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본사 CEO(최고경영자)로 가게 된 만큼 그룹 내 지원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 연내 출시는 물건너 갔지만

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지난 1일 금융당국에 디지털손보 본인가 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 6월초 예비인가를 받은 이후 6개월 만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5일 공개한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10월 본인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후 최증 승인을 받고 연내 디지털손보사 공식 출범을 계획했다. 아울러 내년 초 자체상품 서비스 출시도 계획했다.

결과적으로 본인가 신청이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늦어졌다. 금융당국과의 본인가 신청 관련 조율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은행이나 보험사 등 민간 금융기관을 설립하고 라이선스를 받을 때에는 기업들이 신청 전 금융당국과 어느 정도 사전 준비 과정을 함께 한다.

가장 최근 디지털손보사 본인가를 받은 곳이 캐롯손해보험인데 당시에도 2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카카오페이 디지털손보 출범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첫 상품 출시는 약관 심사 등을 고려하면 2022년 2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생활밀착형 보험+카카오톡 시너지+본사지원 예상…"메기가 아니라 고래"

공식 출범은 예상 보다 늦어졌지만 보험사, 특히 손보업계의 긴장은 여전하다. MAU(달 이용자 수)가 5000만명에 육박하는, 사실상 전국민이 쓰고 있는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품 출시를 하자 마자 업계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서다.

특히, 카카오는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은 일단 배제하고 접근성이 좋은 단기 상품인 △동호회보험 △휴대폰 파손보험 △어린이보험 △여행자보험 △홀인원보험 등 생활밀착형 상품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울러 같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바이크·대리기사 소액 단기보험이나 카카오커머스와 함께하는 반송 보험 등도 고려 하고 있다.

가입 방법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가입으로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금 지급 심사는 AI(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속히 보장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디지털손보 출범을 진두지휘했던 류영준 대표의 '영전'도 주목된다. 류 대표는 본사 카카오 공동 CEO로 내정됐다. 누구보다 디지털손보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지난달 손보업계 1위이자 온라인 채널 보험 판매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가 선제적으로 온라인 보험 상품과 채널에 대한 리뉴얼 계획을 발표한 것도 카카오페이가 진출하는 디지털손보에 대한 긴장도를 말해준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보험 본연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우리를 따라오는 건 어렵겠지만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서서히 업계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다는 게 두렵다"며 "업계 메기를 넘어 시장을 잡아 먹는 고래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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